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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KB금융 성장전략] 리딩금융 왕좌 KB… 고강도 쇄신으로 ‘1등 자회사’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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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4. 12. 22. 17:49

계열사 대부분 업계 상위권에도
1등과 격차 뚜렷, 수익성 강화 필요
양종희, 은행·카드·생보 수장 교체
시너지 강화해 영업 경쟁력 본격화
취임 2년차를 맞은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연말 인사에서 안정보다는 변화를 선택했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에는 은행과 카드 등 핵심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를 연임시키며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면, 2년차부터는 자신만의 경영체제를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KB금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리딩금융그룹을 수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경쟁사인 신한금융그룹보다 은행-비은행 등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과 증권, 카드, 보험 등 자회사의 수익 경쟁력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업계를 리딩할 수 있도록 주요 자회사들의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양 회장은 강도 높은 쇄신 및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선두권으로 도약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주요 자회사 중 KB증권과 KB손해보험을 제외한 은행과, 카드, 생명보험은 내년부터 새 사령탑이 맡는다. 국민은행 CEO는 이환주 KB라이프생명 사장이, 카드엔 김재관 지주 재무담당 부사장, 라이프생명엔 정문철 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부행장이 올라선다. 

양종희 회장이 취임 2년차에 들어가면서 대대적인 CEO 쇄신 인사를 단행한 배경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등 경쟁사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올해 금융그룹 사상 처음으로 '순익 5조원' 시대를 열며 리딩금융그룹 위상을 지켜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쟁사들도 지속적으로 비은행 M&A를 추진하며 그룹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무엇보다 국민은행과 증권, 카드, 생·손보 등 주요 자회사들의 업권 내 1위 탈환이 필요하다. 특히 국민은행은 5대 은행 중 자산 규모는 가장 크지만,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 등으로 신한·하나은행에 뒤처진 3위에 머물러 있다. KB증권도 초대형IB로 빅5 증권사 중 한 곳이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다소 아쉬운 결과를 내놓고 있다. 국민카드와 KB손보, KB라이프생명 모두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업권 내 1등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양 회장은 자신만의 색깔을 뚜렷하게 하는 등 '양종희 체제'를 본격화하기 위해서라도 각 자회사에 강도 높은 주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종규 전 회장 시절 비은행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공격적으로 증권과 보험 M&A를 추진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완성에 집중했다면, 이젠 영업력을 제고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해 KB금융이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에서 글로벌 금융그룹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체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은 은행과 비은행 자회사들이 고르게 역할을 하고 있지만, 업권 내에서 1위를 하는 곳이 없다는 점은 아쉬울 수 있다"면서 "리딩금융 위상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자회사들의 수익 경쟁력은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회장도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의 선두권 도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우선 양 회장은 은행과 비은행 자회사들의 시너지를 강화해 영업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각 산업에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적극 CEO로 기용한 점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판단된다.

또 그룹 맏형 국민은행이 올해까지 3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경쟁사에 내준 만큼, 이환주 내정자는 신한·하나은행 대비 뒤처진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 내정자는 영업과 재무, 생명보험업에도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영업력 강화와 동시에 그룹 내 계열사들과의 협업 비즈니스도 발굴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잇단 금융사고로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오른 만큼 신뢰 제고를 위해서도 더욱 강력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은행 수익성에 발목을 잡고 있는 인도네시아 법인 KB뱅크의 조기 정상화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KB증권은 초대형IB로 DCM(채권발행시장) 등 IB부문에선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해외 주식 위탁 부문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내년에는 IB와 WM부문 고른 성장과 해외주식 위탁 부문 경쟁력 제고가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홍콩과 뉴욕 등 해외시장도 적극 진출해 있는데, 김성현 대표와 이홍구 대표 모두 해외시장 영향력과 수익성 확대에도 공들여야 한다.

김재관 내정자를 신임 사장을 맞는 국민카드는 '1등 카드사'로 도약하기 위해 재무건전성 개선과 함께 수익 다각화에 신경 써야 하고, KB손보와 KB라이프생명도 해외시장과 신사업 발굴 등으로 업계 상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는 영업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한다.

이처럼 은행과 증권, 카드 등 그룹 핵심 자회사들이 내년 경영과제 중심으로 체질개선과 수익성 강화에 성공하게 되면, 금융대장주인 KB금융의 기업가치도 한층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밸류업 기대감에 더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최근 밸류업 지수에 추가 편입되면서 상승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은 비은행 부문의 높은 이익기여도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경쟁사들도 지속적으로 비은행 M&A를 추진하며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등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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