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귀국 전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택인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머물렀고,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10∼15분간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연합 |
정 회장은 10~15분 정도 이뤄진 트럼프 당선인과의 대화 내용에 관해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과 관련해 특별히 언급한 부분은 없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여러 가지를 물어봤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얘기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정치인이나 기업인 중 지난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당선인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정 회장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내년 1월 20일 워싱턴D.C.의 미국 연방의회에서 열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 참석 여부에 대해 한국 정부가 사절단을 꾸리면 그 일원으로 참석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공식 초청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렀다.
정 회장은 수년 전부터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깊은 교분을 쌓아왔고, 이번 마러라고 방문도 그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마러라고 체류 기간 트럼프 주니어의 소개로 많은 인사와 만나 사업 논의를 했고, 트럼프 당선인 측근이나 대선 캠프 관계자들도 상당수 만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한국 재계의 의견을 전달하는 일종의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운다. 다만 정 회장은 이에 대해 "내가 무슨 자격으로…"라며 선을 그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25일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 추가로 10%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들 국가가 불법 이민과 미국 내 마약 유입 문제 해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도록 압박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동맹국이더라도 대미 무역흑자가 많을 경우 언제든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이뿐 아니라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집권 당시에 이어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주한미군 주둔비를 연 100억 달러(약 14조원) 규모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를 조율할 수 있는 창구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과 처음으로 직접 만난 정 회장이 소통의 돌파구를 여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