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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원인규명 철저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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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12. 30. 18:22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 사고 현장에서 소방구급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
지난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규명부터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일단 착륙 도중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인한 엔진 고장이 가장 큰 사고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새와 충돌했는데 왜 랜딩기어(착륙 시 사용하는 바퀴)가 작동하지 않았는지, 기체결함이나 조종사 과실 같은 소위 인재(人災)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놓고 여러 의문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벌써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사고원인을 두고 무속·북한·블랙요원 연루설이 제기되는 등 확인되지 않은 뉴스가 난무하고 있다. 참사 피해자 유해수습과 신원확인 못잖게 사고원인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상황반은 30일 현장에서 수거된 항공기 블랙박스인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 비행자료기록장치(FDR)를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해 분석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FDR은 외형이 일부 손상된 채로 수거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분석을 의뢰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기관에 분석을 맡기면 수개월에서 길게는 2~3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한다. 상황반은 이와 별개로 관제 교신자료를 확인하고, 관련 관제사와 면담을 진행하는 등 다각도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서는 크게 5가지 의문점이 제기된다. 조류충돌과 랜딩기어 미작동과의 연관성, 수동으로도 내릴 수 있는 착륙바퀴가 왜 안 내려왔는지, 바다를 놔두고 왜 딱딱한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시도했는지, 활주로 위에 화재를 막는 비누거품 같은 물질은 왜 안 뿌렸는지, 착륙 후 조종사가 왜 속도를 못 줄였는지 등이다. 이 중에서도 조류충돌 이후 엔진고장이 생겼다고 해서 왜 착륙바퀴까지 내려오지 않았는지가 핵심이다. 국토교통부조차 "통상적으로 엔진 고장과 랜딩기어 고장은 상호 연동되는 경우가 없다"고 밝혔는데 확실한 규명이 필요하다. 기체결함이나 정비보수의 문제점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참사 하루 만인 30일 제주항공의 동일 기종 국내선 여객기에서 랜딩기어 이상이 발견돼 김포공항으로 회항하는 사태가 발생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정부가 국내에서 운항 중인 사고여객기 동일기종(보잉 B737-800기) 101대에 대해 특별 전수조사를 실시키로 했는데, 타 기종에도 정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무안공항뿐만 아니라 인근에 철새도래지가 있는 인천공항, 김해공항, 청주공항, 군산공항과 신공항이 들어설 부산 가덕도 등에서도 버드 스트라이크 위험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활주로가 상대적으로 짧은 무안공항 등이 정치적인 이유로 무리하게 국제선 취항을 한 것은 아닌지도 따져봐야 한다. 이번 참사가 인재라면 재발방지를 위한 엄정한 책임규명도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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