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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사드·개각’ 전문가 정국 진단과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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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6. 07. 19. 06:51

김형준 "공직사회 느슨, 국정운영 방식 변화 꾀해야"...신율 "여당 역할도 중요, 현안 해결 너무 서두르면 안돼"...김민전 "원리원칙대로 진실 공정하게 밝히고 소통 강화"...정우택 "공직기강 다잡아야"
귀국한 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후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참석과 몽골 순방을 마치고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 나온 인사들과 함께 차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공직사회가 다소 느슨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인적 개편과 함께 국정 운용 방식에도 좀 변화를 줬으면 한다.”

전문가들은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남은 임기 1년 7개월 동안 국정 동력을 확보하면서 핵심 개혁 과제들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직기강을 다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부 정치인과 공직자들의 비리와 부정부패, 일탈행위가 도를 넘고 있어 정부와 공직사회, 정치권에 ‘가혹할’ 정도의 도덕적 잣대와 함께 공정성·진실성이 요구된다고 거듭 조언했다.

특히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경북 성주 배치 추진, 대구신공항 이전 지역 선정, 김해신공항 건설 확정 등 굵직 굵직한 정부 정책과 국책 사업들이 줄줄이 결정되거나 추진을 기다리고 있다. 임기 후반기의 박 대통령으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가 안위와 직결된 안보 사안인 사드 배치 추진은 거센 찬·반 논란으로 국론 분열 수준까지 치닫고 있어 깊은 우려가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18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근혜정부의 현안 해결을 위한 해법과 관련해 “성주의 사드 배치 추진은 외교·안보적 측면에서 해당 지역에 사전에 공개하지 못하고 서두를 수 밖에 없는 측면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지금은 급하다고 생각할수록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신 교수는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여러 가지 문제들이 불거져 나올 수 있다”면서 “그렇다고 성주 문제처럼 성급하게 처리하다 보면 일들이 오히려 복잡해 지는 경우가 있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앞으로 많은 현안들이 있을텐데 일만 터지면 개각이나 인적쇄신으로만 접근해서 해결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청와대가 모든 현안에 대해 전면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있지만 너무 서두르거나 모든 문제에 전면에 나서면 일이 오히려 복잡해질 수 있다”면서 “사드 문제도 좀 더 시간을 갖고 해당 지역 주민을 설득하고 소통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여당의 역할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지금 여당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것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임기 4년차에 봐 왔던 일들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사실 뾰족한 묘수나 묘약을 찾기 보다는 결국 원리 원칙대로 해 나가야 하며 현안이 발생하면 진실을 공정하게 밝히고 원리 원칙대로 접근하는 것이 능수”라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현안이 많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은 정권 스스로가 가혹할 정도로 공정하게 일처리를 하면서 집권 내부는 물론 국민과의 소통도 보다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문제가 있는 인사는 바꿔야 하지만 개각이나 인적쇄신을 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다”면서 “오히려 개각 자체가 잘못되면 인사 검증 과정에서 더 많은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여론이나 국면 전환을 위해 개각이나 인적쇄신을 시도해 볼 수는 있지만 딱히 사람을 바꾼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결국은 박 대통령이 국정 운영 방식에 변화를 줬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공직사회 기강을 다잡기 위해 개각과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면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내각과 일선 장관들에게 충분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면서 집권당에도 자율성을 지금보다 훨씬 부여하고 박 대통령이 야당도 많이 만나는 국정 운영 방식에 변화를 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개각이나 인적쇄신도 필요하다면 해야 하겠지만 국정 운영 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도 더 중요해 보인다”면서 “일선 장관들이 인사·조직의 장악력을 가질 수 있도록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야 조직이 운영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지금보다 훨씬 강도 높은 인사 검증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면서 “미국이나 선진국처럼 국회와 함께 엄정한 인사를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도 한 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집권 여당의 중진인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박 대통령이 우리 사회 중요 이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국민과 국회, 정치권에 협조와 이해를 구하는 것도 한 방법으로 보인다”면서 “만일 개각이나 인적쇄신을 한다면 너무 급하기 보다는 사드 등 주요 이슈들의 추이를 좀더 지켜 보면서 국정감사와 추석 전인 8월 말이나 9월 초에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금 공직자들의 기강이 너무 해이해져 있다”면서 “공직자들의 비리와 부정부패를 일소하기 위해 박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강도 높은 대책 마련과 함께 국민적 협조를 구하고 공직사회 기강을 새롭게 다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내각의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한 번 바꿔 보는 개각도 괜찮아 보인다”면서 “우리 사회의 이념·세대·소득·직종 간 갈등을 해결하는 대통합 행보와 함께 미래 먹거리를 해결해고 젊은이들의 불안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종합적인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사드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실종된 채 사드만 쟁점화하고 비화돼 국론을 분열시키는 현재의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 안보를 위해 온 국민이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북한은 핵 개발로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이를 즐기고 있다”면서 “사드 배치가 제주민군복합항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국장은 “사드배치 문제로 국론이 분열되지 않도록 성주 지역 주민들의 협조를 구하는 의사소통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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