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뉴스깊이보기]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김정은 ‘턱밑’까지 전방위 압박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hare.asiatoday.co.kr/kn/view.php?key=20171121010011494

글자크기

닫기

허고운 기자

승인 : 2017. 11. 21. 21:12

테러지원국 '꼬리표' 붙은 북한, 미국·국제사회 실질적 압박·타격 '치명적'...트럼프 미국 행정부, 군사적 타격 '명분' '근거' 될 수도...한반도 최악의 안보 위기...한국 주도적 역할 절박
북한 김정은, 자동차공장 시찰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가운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평안남도 덕천에 있는 자동차공장인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를 시찰했다고 노동신문이 21일 보도했다.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정권의 ‘턱밑’까지 전방위 압박 카드를 전격 꺼내 들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일(미국시간) 백악관 각료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정권을 ‘살인적 정권’이라고 규정하고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다.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2008년 10월 해제 이후 9년 만이다. 미국은 1987년 대한항공(KAL) 폭파 사건 이듬해인 1988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렸었다.

하지만 그 당시 테러지원국 지정과 지금의 북·미 관계, 한반도 정세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르다.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사상 초유의 대북 강경정책을 쏟아 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히 이례적으로 이날 각료 회의에서 직접 ‘육성’으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그동안 미 국무부가 성명이나 대변인 발표를 통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강도가 세다.

미국은 현재 이란·수단·시리아 3개국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재무부가 21일(미국시간) 북한에 대해 매우 거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면서 “이는 2주에 걸쳐 마련될 것이며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테러지원국 ‘꼬리표’, 미국·국제사회 실질적 압박 ‘치명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에 이은 본격적인 북한 옥죄기를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뜻을 강력 시사했다. 미 재무부가 21일 발표하는 신규 추가 제재 명단에는 중국 기관과 개인까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이번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북한을 압박하는 상징적 조치라고 하지만 북한이 테러지원국으로 ‘꼬리표’가 붙은 이상 국제사회에서 김정은 북한 정권에 대한 실질적인 압박과 타격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그동안 미국과 국제사회를 상대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지 않기 위해 끈질기게 ‘물밑 작업’을 해 왔다는 점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으로서는 정말로 아플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더욱이 9·11 테러 이후 자국 영토나 동맹국이 공격을 당했을 때는 즉각적인 군사적 대응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은 북한의 향후 도발 수위와 종류에 따라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적 타격의 명분과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4월 전격적인 시리아 공습에서 보듯이 미국의 국익을 정책 최우선에 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핵무기’에 체제 생존을 다걸고 있는 북한 김정은 정권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대응할지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으로 이제 한반도 정세가 북한의 강력 반발로 극도의 안보 위기로 치닫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북한 핵·미사일 해법을 위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론이 그 어느 때 보다 절박하다고 제언했다.

각료회의서 '北 테러지원국 재지정' 발표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0일(미국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조치는 오래전에 했어야 했다며 “살인 정권을 고립화하려는 우리의 최대의 압박 작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워싱턴 AP=연합뉴스
◇트럼프 미 행정부, 군사적 타격 ‘명분’ ‘근거’, 한반도 안보 위기 ‘최악’

전현준 우석대 초빙교수는 “쑹타오 중국특사의 방북도 결과적으로는 좋은 성과가 없는 상황인데 이번 테러지원국 재지정으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내년 평창올림픽이 한반도 평화의 시금석이 될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참석할지도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국제사회를 위협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김정남 사건은 재판이 진행 중이며 웜비어 사건은 미국의 법과 북한의 국내법이 충돌한다”며 “이번 결정은 미국이 지나치게 제국주의적인 토대 속에 남발한 것으로 보일 수 있어 북한은 핵보유국을 위한 노력이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생각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고강도 무력시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교수는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주도적 역할에 적극 지지·협조를 약속했는데 우리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한반도 문제의 가장 창의적 해법은 당사자로서의 한국 입장을 강력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은 미 국무부가 ‘반복적으로 국제 테러행위를 지원했다는 혐의가 있는 나라’에 대해 적용한다. 테러지원국에 지정되면 미국은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관·개인에 대해서도 무기·군수품 수출과 판매금지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된다.

한국과 일본은 일단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환영했다. 한국 정부는 “강력한 제재·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낸다는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은 “북한에 ‘이대로는 안된다’는 강한 메시지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고운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