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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에 중-대 희비 엇갈려, 대만은 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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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0. 11. 10. 15:46

중국은 그래도 바이든에 희망, 대만은 절망
중국과 대만 양안(兩岸)의 조 바이든을 보는 시각이 엇갈리면서 묘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속으로 웃고 있는 듯한 중국과 불안을 감추지 못하는 대만의 모습이 너무나 극단적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이에 따라 그동안 팽팽한 긴장 관계를 유지했던 양안의 관계도 다소 달라질지 모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10일 전언에 따르면 중국에게 있어 바이든의 등장은 환호할 정도의 결과는 확실히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중 시각이나 정책이 비슷한데다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들인 헌터 바이든이 친중파라는 사실이나 본인 역시 중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나은 조건일 수 있다. 게다가 그는 상당히 합리적인 성격인 탓에 중국 입장에서는 예측이 가능하다. 전략적 대응을 강구하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쉬울 수 있는 것이다. 런민르바오(人民日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이 계속 그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는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싶다.

대만
외견적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대만 타이베이(臺北)의 시민들. 그러나 속내는 복잡할 것으로 분석된다./제공=신화(新華)통신.
반면 대만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해도 좋다. 지난 5일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달라지는 것은 없다”라는 의연한 입장을 밝혔으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침통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양측이 단교한지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과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차관 등의 거물급 인사를 보내 유대를 강화하는 제스처를 보였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일부 시민들은 “양안 간에 전쟁이 나면 과연 바이든이 우리를 도울 것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절망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까지 하다. 대선 결과가 나오기 직전까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와 바이든의 지지율이 42대 30이었다면 더 이상 설명은 사족이라고 해도 괜찮다.

물론 롄허바오(聯合報) 등의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대만의 전략적 가치 때문에 상당수 오피니언 리더들은 미국이 자신들을 헌신짝처럼 버리지는 않을 것으로 애써 믿고는 있는 듯하다. 여기에 미국 조야가 대만이 외부의 공격을 받을 경우 방어를 약속한 ‘대만관계법’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다짐하는 것을 보면 대만인들의 우려는 기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바이든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믿음을 덜 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라고 해야 한다. 중국과 대만의 희비는 바이든이 대통령에 취임하는 1월 20일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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