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종전선언 대미 여론전에 국책연구기관 수장 출동...대북협상 ‘입구론’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hare.asiatoday.co.kr/kn/view.php?key=20211201010000384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12. 01. 12:32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종전선언, 미국의 대북 신뢰 회복 첫걸음"
북핵, 미국 책임론 제기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지속 가능 미래 매커니즘"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한미, 종전선언 문안 어느 정도 정리"
종전선언 포럼
홍현익 국립외교원장과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인근 한 호텔에서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테의 ‘한국 역사·공공정책 연구센터(국장 수미 테리 박사)’가 주최한 북·미관계 전망 포럼과 이어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종전선언이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입구라고 주장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정부의 대표적인 통일·외교·안보 국책연구기관의 수장들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국전쟁 종전선언의 긍정적인 여론 조성에 나섰다.

홍현익 국립외교원장과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이날 백악관 인근 한 호텔에서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테의 ‘한국 역사·공공정책 연구센터(국장 수미 테리 박사)’가 주최한 북·미관계 전망 포럼과 이어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종전선언이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입구라고 주장했다.

고유환 원장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인근 한 호텔에서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테의 ‘한국 역사·공공정책 연구센터(국장 수미 테리 박사)’가 주최한 북·미관계 전망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다만 고 원장은 종전선언이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평화 프로세스를 재개하기 위한 충격이라면서도 이 프로세스의 어느 지점에 있는
것이라며 ‘입구론’에 사실상 이의를 표시하면서 북·미 관계 정상화나 수교 추진을 통해 비핵화를 추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중국이 1992년 평화협정으로의 전환 없이 수교를 통해 외교 관계를 정상화한 모델을 북·미 비핵화 협상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아울러 고 원장은 정전협정이 68년 동안 구조화됐기 때문에 종전선언이 간단히 정치선언으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고 원장은 한·미가 종전선언 시점에 대해서는 합의가 되지 않았지만 종전선언 문안은 어느 정도 정리가 돼 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기정 원장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인근 한 호텔에서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테의 ‘한국 역사·공공정책 연구센터(국장 수미 테리 박사)’가 주최한 북·미관계 전망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김 원장은 현시점 한·미 간 전략대화에 필요한 화두가 종전선언이라며 임기가 얼마 안 남은 문재인 정부의 극적인 쇼라는 비판도 있지만 전략적 관점에서는 한반도에 지속해서 작동 가능한 메커니즘을 만드는 것은 정부의 정치적 차원이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한 전략이기에 중요한 어젠다라고 규정했다.

이어 김 원장은 현시점에서 북한이 고려하는 것이 체제 안보와 경제 안보인데 한국의 전략 전문가들은 체제 안보의 입구를 종전선언이라고 보고, 경제 안보의 입구를 대북 제재 해제를 목표로 한 인도적 지원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종전선언을 계기로 북·미 및 남북 대화가 재개되면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북·미 수교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 논의도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현익 원장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인근 한 호텔에서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테의 ‘한국 역사·공공정책 연구센터(국장 수미 테리 박사)’가 주최한 북·미관계 전망 포럼에 이은 특파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홍 원장은 “종전선언은 미국이 북한에 상실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미국이 종전선언에 망설이는 것이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평화협정 체결의 첫걸음을 떼는 데 토를 다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북한의 핵 개발과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상태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북한이 1993년 3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빌미로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한 것이 탈퇴 직전 실시된 한·미연합훈련이 중요한 요인이 됐고, 2005년 9월 9일 북핵 6자회담 공동성명 채택 3일 전 미 재무부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북한 계좌에 금융 제재를 가한 것이 1년 뒤 북한의 1차 핵실험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아울러 홍 원장은 6·12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에 북한이 미국인 인질 석방·미군 유해 송환·중장거리 미사일 및 핵실험 유예·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등의 조치를 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아무런 약속을 지키지 않아 북한이 ‘속았다’ ‘기만당했다’고 생
각하게 된 것이 북·미 협상 교착상태의 주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발표자들이 비핵화 협상의 교착 원인을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때문이라고 보는데 실제는 북한의 적대정책에 기인한다며 북한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에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지속적으로 위반했고, 올해 들어서도 5가지 새로운 무기체계를 선보였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종전선언이 주한미군 철수 등 한·미 국익에 위험한 부분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 여권 인사들과 가까운 프랭크 자누치 맨스필드재단 회장은 “종전선언을 단지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히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진실을 명시하고, ‘전쟁이 끝났다’는 현실에 대한 인식으로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종전선언이 단순히 상징적인 것이 아니라 전제조건은 없지만 당사자들이 지켜야 하는 상호 의무이면서 ‘작지만 되돌이킬 수 없는 보증금(small non refundable deposit)’을 가진 것이라면 더 나은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선언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나 주한미군 철수·대북제재 해제 등에 대한 ‘큰’ 약속을 아니지만 남·북·미가 이행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최소한의 약속을 포함한 것이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누치 회장은 이를 위해 종전선언 규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는 주미 한국대사관이 재정적 지원과 함께 10여명의 한국 측 인사 초청 등 섭외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