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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국부 리콴유 아들간 불화…동생 “英에 정치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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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10. 23. 12:44

SINGAPORE-POLITICS/ <YONHAP NO-4323> (REUTERS)
리콴유 초대 총리의 차남인 리셴양/로이터 연합뉴스
싱가포르의 국부로 불리는 리콴유 초대 총리의 아들 간의 불화가 깊어지고 있다. 형제 간의 불화에 동생은 자신이 "싱가포르 정부의 공격으로 정치적 난민이 됐다"며 영국에 망명했다고 밝혔다.

23일 로이터통신과 채널뉴스아시아(CNA)에 따르면 리콴유 총리의 차남인 리셴양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지난 2022년 영국에 망명 보호를 신청했고, 망명이 받아들여져 "정치적 난민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센양이 밝힌 자신의 망명 사유는 "싱가포르 정부의 공격"이다. 그는 싱가포르 정부가 "내 아들을 기소하고 아내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했고 수년간 지속되어 온 가짜 경찰 수사를 시작했다"며 "이에 근거해 영국도 내가 (정치적) 박해의 위험에 처해 있어 안전하게 싱가포르로 돌아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망명은 '최후의 수단'이라며 "나는 여전히 싱가포르 시민으로 남아 있고 언젠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이 오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국부 리콴유의 자식들 간의 갈등이 처음 드러난 것은 2015년 리콴유 전 총리의 사망 이후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받아 총리에 올랐던 리셴룽 전 총리와 여동생 리웨이링, 남동생 리셴양은 아버지가 남긴 집의 처리를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었다.

리셴룽 전 총리는 아버지의 집을 국가적 유산이나 랜드마크로 보존하는 방안을 포함 처리 방안은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리셴양과 리웨이링은 그가 집을 허물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어기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셴양은 여동생 리웨이링과 함께 2017년 둘은 리셴룽 전 총리를 형제로서나 지도자로서 신뢰하지 않고, 권력을 남용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리셴양은 2020년 7월 총선에선 형 리셴룽이 이끄는 집권여당 인민행동당(PAP)에 맞서 야당 진보싱가포르당(PSP) 후보로 나섰으나 의회 진출엔 실패했다. 야당에 합류한 그는 당시 영국 언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가 "선진 경제국이지만 어두운 면이 있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천국'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싱가포르 당국이 리콴유 전 총리의 유언과 관련한 사법절차에서 허위 증거를 제공한 혐의로 조사를 시작하자 리셴양은 부인과 함께 경찰 조사 출석을 거부하고 지난 2022년 싱가포르를 떠났다.

여동생 리웨이링은 지난 9일 희귀 퇴행성 뇌 질환으로 사망했지만 리셴양은 싱가포르로 돌아오지 않고 영상 추도사를 전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성명을 통해 리셴양의 주장에 근거가 없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정부는 "싱가포르의 사법부는 공평하고 독립적으로 결정을 내린다. 이것이 싱가포르 국민들이 사법부에 대해 높은 수준의 신뢰를 갖는 이유"라며 "싱가포르에서는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 리콴유 초대 총리의 자손이라도 수사를 받고 법정에 세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리셴양 부부가 싱가포르로 귀국하는 데는 어떠한 법적 제약도 없다며 "싱가포르로 돌아갈 자유가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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