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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크는 아이… 방치땐 ‘대사증후군·성조숙증’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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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24. 11. 07. 18:01

성인비만보다 더 위험한 '소아비만'
청소년기 비만 80%, 성장해도 지속
성장판 조기 폐쇄·당뇨·우울증 유발
"계단 오르기·자전거·수영 등 도움"
"아이의 살은 키로 간다던데, 정말 그럴까(?)". 소아비만이 미덕으로 여겨지던 시절은 갔다. 소아비만을 치료치 않으면 성인비만이 될 가능성이 커질 뿐 아니라 당뇨병·고혈압·동맥경화 등 대사증후군 조기발현을 촉진한다. 또래보다 비만해 놀림 대상이 될 경우 정서불안이나 스트레스가 증폭되면서 아이의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아비만은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7일 대한비만학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남자의 경우 2012년 10.4%에서 2021년 25.9%, 여자는 이 기간 8.8%에서 12.3%로 각각 2.5배, 1.4배 증가했다. 소아비만은 의학적 문제가 소아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성인의 삶까지 지배한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소아시기 비만의 50%, 청소년기 비만의 80%가 성인이 돼서도 비만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아비만이 성인비만 보다 더 위험할 수 있는 이유는 '체내 지방세포의 성장 방식' 차이 때문이다.

김은실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비만은 지방 세포의 수가 증가하는 '지방세포증식형 비만'과 지방세포의 크기가 증가하는 '지방세포비대형 비만'으로 나눌 수 있다"면서 "한번 늘어난 지방세포 수는 살을 빼도 줄어들지 않는데 소아비만은 지방세포증식형 비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아비만은 성인비만 보다 다양한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리 필요성이 높다. 지방간·고혈압·당뇨 등 대사 합병증뿐 아니라 성조숙증과 같은 성장 문제, 우울증 및 자존감 결여 등 정신건강 문제까지 동반될 수 있어서다. 특히 소아비만은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성조숙증을 유발하는데, 이는 아이의 최종 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체지방률이 높아지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많아져 초기에는 키가 잘 크는 것 처럼 보이지만 성숙이 빨라지는 만큼 성장판도 빨리 닫혀 최종 키가 작아질 수 있다. 성장호르몬 불균형으로 키가 자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키 성장이 영향 받는 것이다.

김주영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비만은 체내 호르몬을 교란시켜서 성조숙증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며 "과도한 체내 지방이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성조숙증에 걸리면 결국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키 성장이 크게 둔화되기 때문에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아비만 진단은 '체질량지수(BMI)'를 사용한다. 체질량지수는 검사자 몸무게(kg)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성인은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진단한다. 하지만 소아·청소년의 경우 만 2세 이상이라면 연령별·성별 체질량지수 백분위수를 사용한다. 성별·나이를 기준으로 백분위수가 85~94.9면 과체중, 95 백분위수 이상은 비만에 해당한다.

소아비만 극복이나 성장발달에 좋은 운동으로는 줄넘기·자전거 타기·수영·달리기 등이 있다. 하지만 고도비만 한 아이의 경우 무릎이나 발목 관절 무리로 관절염이나 스트레스 골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체중 부하가 크지 않은 계단 오르기·자전거·수영·걷기 등을 하루 30분씩 매일 하는 것이 권장된다.

김은실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청소년기에는 성장이 함께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단시간 내 급격한 체중감량은 권장되지 않는다"면서 "단순히 체질량 지수만을 통한 진단보다는 피하지방형 비만과 내장지방형 비만을 구분해 정확한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생활 습관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영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비만인 아이들에게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또래 친구들에게 열등감이나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는지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며 "그럴수록 부모가 아이에게 체중 관리에 대한 동기를 지속적으로 부여해주고 아이 스스로가 자존감을 갖고 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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