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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트럼프의 “강하고 똑똑한 녀석” 발언에 화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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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5. 01. 22. 16:53

북한, 22일 '14기 최고인민회의' 개최
김정은, 육성연설서 대미기조 언급 주목
독자위상 강화 행보, '주체' 삭제 가능성
김정은, 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 접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설맞이공연에 참가한 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연합
22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2차회의에서 김정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대미 외교 기조를 직접 밝혔을지 주목된다. 이날 최고인민회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직후 열리면서 김정은이 연설을 통해 직접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담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도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사실을 알리며 관심을 보였다. 다만 별다른 논평 없이 간략히 취임식 사실을 전하는 수준에 그쳤다.

노동신문은 "그는 지난해 11월에 진행된 선거에서 47대 미국대통령으로 당선됐으며 취임식이 현지시간으로 20일 워싱턴에서 진행됐다"고만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북한에 대해 '핵 보유국'(nuclear power)라고 언급해 파장이 일었다. 북한과의 핵협상 목표가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 협상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우려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김정은과의 과거 인연을 강조하며 "우리는 잘 지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특유의 톱다운 방식의 협상 방식이 재시도될 것이란 가능성에 불을 지핀 발언이다.

통일부도 이번 회의에 김정은이 직접 참여해 연설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 최고인민회의에서의 연설엔 대남, 대미 기조를 반영한 외교 노선을 담고 있어 김정은의 입에서 어떤 수준의 외교적 메시지가 발신될 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짧은 시간 동안 북한과 관련한 언급을 자주했다. 그는 "나는 그(김정은)가 엄청난 콘도 역량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에는 해안가가 많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김정은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찾은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주한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평택 기지와 연결해 화상 통화를 했다. 이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상황은 어떤가, 김정은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곳 상황은 어떤가. 김정은은 잘 지내더냐"라고 재차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며 그와의 친분을 다시 과시했다. 그는 "여러분은 매우 나쁜 의도를 가진 누군가를 상대하고 있다"며 "내가 그와 관계를 발전시켰는데, 그는 강하면서 똑똑한 녀석"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어떻게든 대미협상을 염두에 둔 발언과 트럼프와의 인연을 강조한 메시지를 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김정은이 최근까지 최대한 대미 자극을 자제하고 있는 것도 이런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사회주의 헌법 조문 일부를 수정하겠다고 예고했다. 최근 한국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설정한 김정은의 발언이 헌법에 담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대남기구를 폐지한 바 있다.

최근 독자적 위상을 강화하고 있는 김정은이 선대 흔적인 '주체' 연호 삭제 여부도 관심사다. 단독 초상과 휘장을 공개하는 최근 행보를 보면 이런 '선대 흐리기' 작업이 본격화할 수 있다.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2024년 사업현황 및 2025년 과업 △2024년 국가예산집행 결산과 2025년 국가예산 △건재공업법·바닷가양식법 심의 채택 △중앙재판소의 2024년 사업정형 △사회주의헌법 일부 조문 수정 △조직문제 등을 토의할 의제로 예고했다.

김정은은 집권 후 매년 최소 1회 이상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했다. 김정은은 총 11차례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해 5차례 연설한 바 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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