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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도 천문학적 부채…中 산업계 ‘빚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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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2. 02. 14:02

최근 의도적 은닉 부채 확인돼
최소 64조, 최대 120조 원 규모
산업계 전반도 대부분 비슷,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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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최대 공룡인 중국의 BYD 공장 전경. 최근 엄청난 부채를 은닉한 사실이 밝혀졌다./징지르바오.
글로벌 전기자동차 업계의 최대 공룡으로 부상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중국의 BYD(비야디比亞迪)가 지난 수년 동안 천문학적 부채를 의도적으로 은닉한 사실이 최근 공식 확인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빚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채 경영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계 정보에 밝은 베이징 경제 소식통들의 2일 전언에 따르면 BYD는 지난해 약 400만 대 전후의 전기차를 전 세계에 판매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23% 전후로 한때 글로벌 업계 1위 테슬라를 2배 이상 차이로 압도했다고 볼 수 있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외형상으로는 거의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7759억 위안(元·155조1000억 원)을 기록한 매출액 역시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375억 위안을 기록한 영업 이익은 상당히 불만족스럽다고 해야 한다. 이익률이 매출액의 채 5%에도 못 미치면서 10% 전후인 테슬라에 한참 뒤처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성비 전략으로 판매량을 대대적으로 늘려가는 만큼 당분간 상황의 개선도 어렵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현실에서 부채가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상황은 심각해진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우려는 일찌감치 현실이 된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중국 유력 매체들이 최근 BYD의 발표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의 부채는 277억 위안에 불과하다. 부채라고 보기에는 아주 소박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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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의 부채가 장난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한 매체의 인터넷판 보도. 엄청난 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한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뒤를 잇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징지르바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이 각종 정보를 기반으로 최근 내놓은 통계는 완전히 다르다. BYD가 발표한 것보다 무려 11.5배나 많은 3230억 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심지어 검색엔진인 바이두(百度) 인공지능(AI)은 6000억 위안에 가까울 것이라는 답을 내놓고 있다.

BYD가 절묘한 회계 처리를 통해 숨긴 빚이 막대할 것이라는 사실은 300여 개 전후에 이르는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의 총 부채가 무려 1조2000억 위안에 이른다는 통계를 상기하면 어느 정도 증명된다고 할 수 있다. 전기차 업체들의 일상이 파산이라는 자조가 업계에 만연해 있는 것은 진짜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문제는 이 심각한 상황이 이미 오래 전부터 중국 산업계 전반의 현실로 굳어졌다는 사실에 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굳이 긴 설명을 할 필요도 없다. 중국 전체 기업들의 총부채가 GDP(국내총생산)의 3배 이상인 400조 위안에 이른다는 매체들의 보도만 종합해도 잘 알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추산액인 200조 위안보다 2배나 많다. 매체들이 다소 오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중국 기업들의 총부채가 200조 위안 이상이라는 사실은 불변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현재 중국 경제는 상당히 어려운 국면에 내몰려 있다. 정부 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양적완화(통화공급 확대)에 눈을 돌리는 것과는 달리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후과는 분명해진다.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파산의 포비아'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BYD가 지고 있는 부채 규모만 봐도 중국 산업계가 직면한 '빚 공포'는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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