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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유통의 ‘축’···백화점→쇼핑몰로 패러다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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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주 기자

승인 : 2024. 10. 24. 16:22

벡화점 3사, 나란히 복합쇼핑몰 투자 확대
롯데, '타임빌라스' 앞세워 7년간 7조 투자
신세계, 자금 투자 힘입어 스타필드 확장
현대, 광역시에 더현대 확장 '큰그림'
"이커머스 등장에 고객 체류시간 중요해져"
[사진5]
롯데백화점의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 송도 조감도./롯데백화점
"유통시장의 중심이 백화점에서 쇼핑몰로 움직인다."

유통가의 시선이 주력 채널이었던 백화점에서 복합쇼핑몰로 향하고 있다. 상품 구매에 그치지 않고, 경험과 휴식의 공간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다. 이들 기업들은 각자의 역량을 모아 신진 브랜드 중심의 MD와 독창적인 콘텐츠로 구성된 사업 모델을 내세워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는 복합쇼핑몰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이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미래형 쇼핑몰' 사업을 제시,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업계 내 경쟁이 다시금 불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이 내세운 무기는 백화점과 쇼핑몰의 공간적 특성을 결합한 '컨버전스(융합)' 모델인 '타임빌라스'다. 앞서 회사는 롯데백화점 수원점의 기존 면적 약 70%를 바꾸는 리뉴얼 작업을 통해 타임빌라스 수원을 선보이며 쇼핑몰 전환의 신호탄을 쐈다.
회사는 향후 7년간 투자로 국내에는 13곳의 타임빌라스 매장을, 해외에서도 최소 2곳의 쇼핑몰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1%인 쇼핑몰 매출 구성비를 2030년에는 30%로 끌어올리고 국내 쇼핑몰 시장 점유율 과반 이상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롯데백화점이 내세우는 경쟁력은 그룹사와의 시너지 효과다. 회사는 타임빌라스에 롯데월드나 롯데컬처웍스 등 계열사들이 전개해온 사업과의 연계를 시도해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아트 콘텐츠를 결합해 점포만의 특색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이 '업계 1위'에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경쟁사 역시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스타필드 창원 조감도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창원 조감도./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그룹은 '스타필드'의 전국권 확장의 기반을 마련해둔 상태다. 스타필드의 운영사 신세계프라퍼티는 경남 창원을 비롯해 광주와 인천 청라에 신규 점포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글로벌 투자운용사 맥쿼리자산운용에게 스타필드 창원 건설 사업의 자금을 투자받기로 하며 확장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

연초에는 새로운 전략도 전개했다. 1월 오픈한 스타필드 수원은 MZ세대의 선호도를 반영한 '스타필드 2.0'이라는 정체성을 부여받았다.

해당 점포에서는 스타필드 최초로 입점 매장의 비율을 30% 이상으로 구성해 다양해진 취향을 공략했다. 또 테니스와 헬스 등의 운동이 가능한 피트니스 클럽 '콩코드'를 배치하며 유통채널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했다.

앞서 더현대 서울로 복합쇼핑몰의 성공 사례를 써낸 현대백화점은 역시 사업 고도화에 힘을 기울인다. 이달 중순 회사는 더현대 서울에 오픈 이후 최대 규모의 MD 개편을 단행하며 업계 경쟁에 맞불을 놨다. 점포에는 '피어오브갓'과 꼼데가르송 등 연내로 40여 개 브랜드가 순차적으로 입점될 예정이다.

여기에 광주에는 서울보다 1.5배 더 큰 더현대 광주를 2028년에 오픈하고,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내 더현대 부산의 건립을 검토하며 광역도시 중심의 사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백화점을 주력 채널로 사업을 전개해 온 이들 기업이 복합쇼핑몰에 투자 규모를 키우는 데는 두 채널이 상반된 전망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2%에 불과한 반면, 쇼핑몰은 17%로 전망됐다.

각자 소기의 성과도 거두며 사업 행보에도 힘을 싣고 있다. 더현대 서울은 백화점업계 최단 기간 매출 1조원을 경신하며 성공 사례로 자리잡았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올 상반기 매출 153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타임빌라스 수원 역시 쇼핑몰 전환 후 신규 고객 매출이 1년새 40% 이상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의 등장으로 오프라인 채널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고객의 머무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한 곳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복합쇼핑몰이 최선이라 당분간 유통사들의 이같은 행보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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