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반 수주로 전국서 '완판'
불황·대출 규제·정국 불안 '3高'속
90% 비중 주택사업 부진땐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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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건설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은 1조6094억원, 영업이익 87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2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50% 오른 5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3년 한 해 전체 매출액에 맞먹는 수준이다. 2023년 두산건설의 연간 매출액은 1조7175억으로, 두산건설은 작년 3분기 만에 이 실적의 94%를 달성했다.
두산건설의 매출·영업이익은 2년 연속 외형이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두산건설의 영업이익은 30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833억원) 대비 63% 실적이 뒷걸음질 친 바 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조3986억원에서 1조1905억원으로 하락했고, 순이익은 72억원에서 2104억원 적자로 전환되는 등 실적 상승에 어려움을 겪었다.
위기에 빠졌던 두산건설이 다시 '장밋빛' 실적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배경으로 이정환 두산건설 대표의 전략을 꼽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지난 2022년 말 재무 악화 위기 상황 속 구원등판한 이 대표가 주택 브랜드 '위브'의 브랜드 파워 강화, 주택 사업 부문 선별 수주 노력으로 두산건설의 분위기를 바꿔놨기 때문이다. 이정환 대표는 1970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글로벌 컨설팅업체 액센츄어를 시작으로 기업 전략 부문에서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SK E&S에서 기획본부장·전략사업본부장을 거친 후 2019년부터는 DL이앤씨 경영기획 투자사업 담당 임원으로 건설업에 발을 들였다.
여러 대기업을 거치며 쌓은 전략 기획 경험을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1월 두산건설 전략혁신실장 전무로 합류하며 두산건설에 접목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두산건설의 고속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공을 들였던 선별 수주 전략이 두산건설의 고공 성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주택 사업의 절대적인 성공 공식으로 꼽히는 분양성을 판별하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객관화된 데이터로 분양 가격, 시기 등에 대한 세세한 전략을 세웠다. 그 결과 두산건설은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완판'(100% 계약 완료)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두산건설은 서울·인천뿐 아니라 △강원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원주 △부산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 △경기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용인 등 지방과 수도권 외곽 등에서도 성공적으로 사업을 완수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두산건설이지만, 올해는 어느 때보다 큰 과제에 봉착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있는 주택 시장 속 정부·은행의 대출 규제에 더해 경제 전반이 침체를 겪으며 주택 사업을 필두로 한 두산건설의 성장세가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두산건설의 매출비중은 국내 건축 사업이 88%, 국내 토목 11%일 정도로 주택 사업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부채비율도 리스크 요인 중 하나다. 건설업계에서 통상 양호한 부채비율은 200% 정도로 꼽히는 데, 두산건설의 부채비율은 작년 3분기 기준 338%를 나타내고 있다. 주택 공급에 나선 사업지에서 미분양이 속출한다면 두산건설의 재무 건전성도 다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현재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 비(非) 영업용 자산 매각을 실시했으며, 우발채무 또한 철저히 관리 중"이라며 "또 우발채무 대부분은 분양이 완료된 사업장이거나 조합의 사업비 대출 보증이 이뤄져 있어, 실질적 PF는 업계 최소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내실 경영에 초점을 맞춰 올해에도 주택 사업 선별 수주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