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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정국 불확실성에 장사 없네”…서울 학군지 아파트값도 수억씩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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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01. 20. 14:25

대치동·목동·중계동 일대 아파트값 조정
가격 상승 피로감 쌓인 대치동에선 2억원 이상 하락거래도
새 학기 앞둔 이사철이지만 매수 심리 위축…매물도 증가
"불황 속 가격 방어…향후 회복 가능성 높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연합뉴스
서울 3대 학군지로 꼽히는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일대 아파트에서 직전 거래 대비 최대 수억원 하락한 매매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통상 새학기를 앞두고 이른바 '맹모' 수요가 활발하게 유입돼 가격 방어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분위기다. 대출 규제 및 탄핵 정국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서울 전역에 확산되고 있는 관망세가 학군지까지 영향을 미치는 형국이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대치삼성1차' 아파트 전용면적 97㎡형은 지난 3일 28억1000만원(2층)에 손바뀜됐다. 작년 11월 15일 30억1500만원(4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원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인근 개포우성1차 전용 127㎡형도 작년 11월 13일 44억5000만원(7층)에 팔리며 신고가를 썼지만, 약 2개월 만에 1억5000만원 하락한 43억원(6층)에 지난 6일 새 집주인을 맞았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강남 학군지 일대 주택 수요자들의 경우 현금 여력이 충분한 만큼,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에도 불구하고 상승거래가 적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탄핵 정국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학군지 역시 점차 매수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목동 '목동신시가지1단지' 아파트 전용 65㎡형은 작년 12월 16일 18억5000만원(12층) 신고가를 썼다가 지난 4일 17억7000만원(2층)에 매매 계약을 맺으며 8000만원 떨어졌다. 중계동 '중계그린' 아파트 전용 49㎡형은 작년 12월 21일 5억3300만원(7층)에서 지난 7일 5억원(15층)으로 3300만원 하락했다.

양천구 목동 및 노원구 중계동 일대 아파트값 하락폭은 가격 상승 피로감이 쌓였던 강남과 비교해 크지 않았다. 하지만 매수심리 위축으로 인해 매물은 쌓여만 가는 양상이다. 실제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치동·목동·중계동 아파트 매물은 각각 940건, 894건, 1186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2.5%, 1.7%, 24.3%씩 증가한 것이다.

중계동 J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타 학군지 아파트 대비 매매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계절적 특수로 인한 고정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어 어느 정도 가격 방어가 되고 있다"면서도 "통상 이 시기에 매물이 줄고 상승 거래가 적지 않게 이뤄졌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학군지 아파트값 조정이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김선주 경기대 부동산자산관리학과 교수는 "지난해 이어진 상승장 동안 학군지 매수 수요가 적지 않았다는 점, 조기 대선 이전까지 부동산 시장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하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강남의 경우 오는 3월 말 이후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 입주가 끝나면 공급 부족 우려가 다시금 확산하면서 가격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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