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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인재 수혈 메리츠증권…‘전통 IB’로 전열 재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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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승인 : 2025. 01. 20. 18:01

정영채 전 NH證 사장, 상임고문 맡고
BNK투자증권 등서 전문가 대거 영입
부동산경기 침체 탓 주력 PF 성장 제동
채권·주식부문 강화, 수익모델 다변화
메리츠증권이 부동산금융과 구조화금융 등에 치중했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전통 IB 영역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 속, 그간 상대적으로 기업의 역량을 집중하지 않았던 채권발행시장(DCM)과 주식발행시장(ECM)에 특화된 인재를 영입해 경쟁력을 키움으로써 수익모델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에 따른다.

올 들어 미래에셋증권, BNK투자증권 출신의 전문인력을 연이어 영입한 데 이어 NH투자증권 출신의 신디케이션 전문가는 물론 일명 'IB 대부'로 일컬어지는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까지 영입하며 전문성을 더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정 전 대표의 성격상 통상적인 고문의 역할만을 담당하지는 않으리라 보는 만큼, 메리츠증권은 이들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업금융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최근 종합금융본부 및 산하에 인수금융팀, PE팀을 신설하고 BNK투자증권에서 영입한 IB금융본부 관련 인력을 모두 배치했다. 세부적으로 종합금융본부장에 김미정 전무를, 프라이빗에쿼티(PE)팀과 인수금융팀에 각각 우영기 상무와 김형조 상무를 앉혔다.

이들은 모두 BNK투자증권이 지난해 전통 IB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수혈했던 IB 전문 인재들이다. BNK투자증권에서 김 전무는 IB금융본부장을, 우 상무와 김 상무는 각각 PE부장과 인수금융부장으로 활동했었다.

이는 메리츠증권이 IB 부문에서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지만, 사실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로 운영됐을 뿐 DCM과 ECM 등 전통 IB 영역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이다.

실제 장원재 대표는 지난해 지주 컨퍼런스콜에서 "그동안 기업금융부문은 부동산금융 부문 대비 상대적으로 자원과 에너지를 덜 집중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다만 앞으로는 기업금융부문의 비즈니스 라인업을 확대하고 수익모델을 다변화할 전략인 만큼 기업금융시장의 최고의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할 계획"이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메리츠증권은 BNK투자증권 출신 인재 외에도 NH투자증권 출신의 인재들도 잇달아 영입하며 IB 부문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송창하 전 NH투자증권 신디케이션본부장(상무)을 전무로 영입한 뒤 신디케이션 관련 조직을 꾸리고 있으며, 내달 중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를 상임고문으로 영입할 예정이다.

특히 정 전 대표의 경우 업계에서 'IB 대부'로 평가될 정도로 IB 사업영역에 조예가 깊은 인물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이 정 전 대표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격적인 IB 강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전 대표의 성격상 통상적인 고문 역할만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메리츠금융 역시 단순 자문의 역할로 영입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정 전 대표는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과 82학번 서울대 경영학과 동기로 이전부터 비즈니스에 대한 조언과 자문 등을 구했던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은 이를 바탕으로 기업금융 부문의 딜소싱 및 투자 역량 확대로 비즈니스 라인업을 확대하고 수익모델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업무영역에서 기존 시장의 비효율성과 마찰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스페셜 시츄에이션 딜'에 대한 강점을 유지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메리츠만의 효율적인 방식으로 전통적인 DCM·ECM 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도 메리츠증권만의 강점인 부동산 PF와 관련해서는 '부동산금융 명가'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정교한 리스크 분석과 프라이싱 역량을 더해 양질의 빅딜을 주관·투자해 '마켓리더' 지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리테일 강화도 추진한다. 그간 메리츠증권의 리테일 부문은 일부 랩운용 상품을 제외하면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었지만, 앞으로는 타 부문에서 축적된 경쟁력과 시너지 효과를 통해 새로운 성장의 핵심축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메리츠증권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리테일본부를 부문으로 격상하고 리서치센터장 출신의 이경수 전무를 총괄로 임명했다. 아울러 산하에 PIB센터와 리테일전략담당 등도 신설하며 힘을 실었다. 연내 중으로는 패밀리오피스와 부유층 고객을 커버하는 새로운 조직을 신설해 메리츠증권만의 경쟁력도 키울 방침이다. 또 네이버페이 증권팀 리더 출신의 이장욱 전무도 영입하며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처럼 메리츠증권이 그간 크게 힘을 들이지 않았던 전통 IB와 리테일 등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 이유로는 최근 들어 순자본비율(NCR)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손꼽힌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3분기 기준 NCR은 1252%로 전년 동기 1619%대비 367%포인트 떨어졌으며, 대형사 평균인 1800%대 수준을 크게 하회한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위험값을 높이는 방향으로 NCR 평가 기준을 변경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는 점 등은 메리츠증권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김종민 대표는 "제도 변화와는 독립적으로 NCR 등 건전성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생각"이라며 "이를 위해 기업금융 등 비부동산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직접 투자 외에도 기관·개인 고객 대상의 경쟁력 있는 상품 공급을 통해 자산회전율을 제고해 기본 이익 창출 체력을 강화할 방침"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올해는 기존 부동산금융에서 영위 사업을 넓혀 ECM, DCM, 인수금융 등 IB 전반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우수한 리스크 분석과 프라이싱 역량, 확고한 딜 종결 능력이라는 기존의 장점에 최고의 인재들이 결합될 경우 기업금융부문에서도 부동산금융부문 못지않은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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