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금리 하락, 향후 경기 성장 둔화 신호" 지적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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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3.22%로 전월 대비 0.1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하락세로, 3개월 연속 하락하며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잔액 기준 코픽스도 각각 0.06%포인트, 0.09%포인트 하락했다.
코픽스 하락에 따라 주요 은행들의 주담대 금리도 낮아졌다. 국민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 4.72~6.12%에서 4.59~5.99%로, 우리은행은 5.24~6.44%에서 5.11~6.31%로 각각 0.13~0.14%포인트 하락했다. 이 가운데, 신한은행, SC제일은행, IBK기업은행 등은 가산금리를 낮추거나 우대금리를 확대하며 대출 수요 유치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대출 수요는 급격히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태이며, 서울 외 지역에서는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건설비용 급등과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도 시장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려는 금융당국의 기조도 여전히 유효해 대출 금리가 낮아지더라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규제 요인으로 인해 대출 수요 증가로 직결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금리 하락이 대출 환경을 다소 개선할 수는 있어도, 부동산 시장 활성화로 이어져 대출 수요가 급증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금리가 내려가면 대출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은 교과서적인 이야기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는 예외적"이라며 "서울 이외 지역의 부동산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 대출 수요가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어 "금리가 하락하는 것은 향후 경기 성장 둔화와 연결된 신호"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대출 수요가 반등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 전반의 활성화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민환 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도 "부동산 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고, 가계대출을 늘려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정책적 움직임도 없다"며 "금리 인하로 대출 수요가 소폭 증가할 수는 있겠지만, 과거와 같은 급증세는 나타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