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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포 북한군 어머니, 아들 파병 사실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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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현 기자

승인 : 2025. 01. 21. 17:24

北, 주민들 외부와 단절시키곤 '국가 선전'에만 몰두
파병 북한군 "적이 우크라 인것도 몰랐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YONHAP NO-1984>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엑스 캡처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생포된 북한군 병사의 어머니가 아들의 파병 사실도 모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연일 국가 시설등에 대한 과시에만 몰두한 채 북한 주민들에게는 국내·외 상황을 전혀 알리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북한군 포로의 이 같은 발언이 담긴 심문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병사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생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12일 공개했던 북한군 2명 중 1명이다. 5분 30초 길이의 영상에서 해당 북한군은 침상에 누운채로 한국인 통역을 거쳐 우크라이나 보안국 조사관의 질문을 듣고 답했다.

북한군 병사는 "여기 나와서까지도 러시아로 가는 줄도, 우리의 적이 우크라이나 사람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본인의 소속을 "정찰국 2대대 1중대"라고 밝히며 "북한에서 선박을 타고 러시아에 도착한 뒤, 열차에 탑승해 육로로 이동했다"고 했다. 그는 선박 종류와 관련해선 "러시아 선박인 것 같았다"며 "군함이 아닌 화물선 같은 일반 선박이었다"고 말했다.

이 병사는 '러시아제 무기와 군사 장비 사용 방법을 교육받았는지'에 대한 조사관의 물음에 "자신은 이와 관련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몇 명씩 뽑아서 러시아 무기와 장비 사용법을 가르친다"고 덧붙였다. '북한군 사상자 발생 등 병력 손실에 대해 아는 것이 있냐'는 질문에는 "같이 온 동료 중에서도 많았지만, 전체적으로 얼마나 많은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해당 병사는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 대해 "(북한보다) 산이 얼마 없다는 것만 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상과 함께 한국어로 된 글도 올렸다. 게시물에는 "이러한 군인들을 러시아 영토로 이동, 훈련시키고 그러한 정보를 완전히 단절시킨다는 사실은 포로들의 말을 통해 확인됐다"며 "북한이 이 전쟁에 가담한 것에 대한 모든 사실이 확인될 것"이라고 적혀있다. 포로가 된 북한군과 우크라이나 보안국 조사관이 소통을 계속하고 있다고도 쓰였다.

이번 심문을 통해 북한 주민과 파병된 북한군은 국내·외 소식에 무지하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 매체는 최근 북한의 지방공장 완공, 생산력 증대 등 국가 선전에만 열을 올린 채 주민들은 외부와 단절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나라의 은덕으로 림흥거리에 새 살림집을 받고 화성구역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화성구역 화원2동의 한 주민이 사회주의 조국에 대한 고마움을 노래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전날에도 "함주군 간부들과 인민들이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며 김정은 당 총비서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은 이 같이 김정은에 대한 북한 주민의 충성이나 감사함 등에 대한 언급만 선택 보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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