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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시노백 백신 접종 시작, 문제 없나?

터키 시노백 백신 접종 시작, 문제 없나?

기사승인 2021. 01. 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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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정부, "시노백 백신 안전하다"
이틀 동안 50만 명 이상 접종…취약계층의 접근성은?
터키 백신 접종
현지 시간 13일, 파흐레틴 코자 터키 보건부장관이 중국 시노백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사진=터키 보건부 홈페이지
현지 시간으로 14일, 터키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면전이 시작됐다. 후리엣, 손다키카, CNN터키 등 현지 언론은 지난달 30일 중국 제약사인 시노백의 백신을 들여와 2주 동안 임상 실험을 진행한 후 14일부터 백신접종을 시행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1순위는 의료인과 65세 이상 고령자 장애인 등이며 2순위는 경찰, 군인, 교사 등 일부 정부부처와 교정시설 근무자 및 50세 이상의 만성질환자, 3순위는 18~49세 만성질환자다. 위 3 그룹을 제외한 모든 개인은 4순위다. 무증상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낸 사람들 역시 항체 검사 없이 백신접종을 받게 될 예정이다.

대통령, 보건부장관 등 고위 공직자 ‘백신 모범’

터키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이틀 동안에만 무려 50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예방 접종을 받았다. 이 중 의료계 종사자가 15만 명 이상이다. 손다키카 등 현지 언론에서는 이틀 동안의 접종자 수가 프랑스에서의 3주 접종자 수보다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반 시민에게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이전, 현지 시간 13일 앙카라 시립병원에서 파흐레틴 코자 보건부장관이 가장 먼저 백신을 접종했다. 그에 이어 고위 공직자들이 접종을 받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역시 그 중 하나다.

파흐레틴 코자 보건부장관은 접종 직후 “터널의 끝이 보인다. 예전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반드시 백신을 맞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 예약 홈페이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이 이루어지는 MHRS 홈페이지/사진=MHRS 홈페이지 캡쳐
코로나-19 백신 접종, 어떻게 이루어지나?

백신접종 예약은 중앙의료예약시스템 MHRS 홈페이지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루어진다. 우선 순위 대상자임이 확인되는 시민은 이를 통해 보건소, 공립병원, 사립병원 중 한 곳을 선택하여 접종을 예약할 수 있다.

백신은 영하 20도에서 영상 20도 사이로 조절할 수 있는 특수 백신수송차량을 통해 각 지역 보건국 창고로 옮겨진 후 병원, 보건소로 배포된다. 백신 예약자들은 선택한 시설에 마련된 별도의 시설에서 한 번에 한 사람씩 접종을 받는다. 시노백 백신 접종은 28일 간격으로 총 두 번 이루어진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기타 정보는 터키 보건국 홈페이지에서 공개되고 있으며, 터키 정부는 오는 4월 터키 최대 명절인 라마단이 시작되기 이전에 예방 접종자 수 목표치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노백 백신, 안전한가?

한편 시노백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터키 정부는 시노백 백신의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91.25%이며 심각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브라질 정부는 시노백 백신의 예방 효과가 78%라고 발표했고, 인도네시아 보건국에서는 65%, 브라질 부탄탕연구소에서는 50%라고 각각 밝혔다. 임상 실험을 진행한 기관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보건부장관과 함께 최초로 백신을 접종한 의사 아프신 엠레 카입마즈는 손다키카 등 현지 언론에서 “접종 이후 접종 부위의 경미한 통증과 두통, 근육통, 관절통, 피로감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는 48시간 이내에 사라진다”라며 “백신접종으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이 관찰되기는 하지만 드물며, 보건소 및 병원에서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터키 시민들은 시노백 백신의 안전성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스탄불에 거주하고 있는 의료계 종사자 E씨는 “나와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 모두 시노백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우리는 터키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백신을 더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것이 완성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모두에게 쉽게 열려있는지도 생각해봐야

백신 접종예약 절차가 너무 복잡하다는 의견도 있다. 터키 네티즌들은 콜센터를 통해 예약을 하는 방법도 있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경우 이용이 힘들 수 있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예약과정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코로나-19와 관련하여 터키 정부가 마련한 각종 대응책에 따르기 위해서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꼭 필요하다. 현지 시간 15일부터는 인터넷에서 교통카드 번호와 주민등록번호, HES 번호를 등록해야만 이스탄불에서 교통카드를 사용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관공서나 쇼핑몰에 입장할 때에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HES 코드와 QR코드를 입구에서 확인받아야만 입장이 가능하다. 코로나-19가 터키에 처음 퍼지기 시작한 지난해 초에는 정부에서 전 국민에게 무료로 마스크를 배포했지만, 이를 받기 위해서는 인터넷에서 신청해 스마트폰으로 코드를 부여받고 이를 약국에 보여주어야만 했다.

이러한 시스템이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이슈 사항을 보다 쉽고 빠르게 관리할 수 있게 하고 보다 많은 시민들이 따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술의 발달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노령층이나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이용하기 힘든 빈곤층,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게는 반쯤 그늘에 가려진 대응책이나 다름 없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에 취약한 계층과 사회적 취약계층이 상당 부분 겹치는 바, 터키 정부의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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