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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암초에 한국경제 휘청…바닥시장 ‘세월호 악몽’ 재현되나

메르스 암초에 한국경제 휘청…바닥시장 ‘세월호 악몽’ 재현되나

기사승인 2015. 06. 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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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20일째로 접어드는 것과 비례해 내수 경기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여행객의 예약 취소 또는 연기 속출로 관광과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로 인해 서비스산업이 휘청거리면서 1년 전 한국 경제를 강타한 세월호 참사의 악몽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취소·연기 속출 서비스업 위축 가속
메르스 사태로 우려했던 관광과 유통업계의 타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우선 외국인과 내국인 관광객의 취소 또는 연기 사례가 속출하면서 관광업계는 울상이다.

이와 관련,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2만6000명의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관광을 포기했다.

이는 전날 1만8000명에 비해 무려 74.6% 급등한 것이다.

지역별로 중국이 44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만(2900명), 일본(1000명), 동남아시아(300명), 홍콩(200명) 순이다.

특히 수년간 국내 관광·여행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이 메르스로 발길을 끊고 있어 상황이 심상치 않다.

한류열풍으로 우리나라를 찾고 있는 중국인의 지출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 결과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1인당 평균 우리나라 여행 중 2094.5달러를 소비하며 아랍인(3056달러)의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단순히 보는 관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행경비를 아낌없이 지출하고 있는 중국인의 우리나라 관광 포기는 결국 관광업계에 있어서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주요 관광지의 여행 취소·연기도 속출하고 있어 메르스가 지역경제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8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26개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연기하거나 취소했고, 기업체의 인센티브 여행객 1700명도 제주 관광을 포기했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메르스)장기간 계속되면 내국인 관광객의 취소 등으로 타격이 있을 수 있어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덫에 걸린 유통업계도 매출이 급감하며 상황이 심상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주말 대목이었지만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0.7%, 0.9% 하락했다.

지난 1일부터 6일 기준으로 전년동기 매출은 5%, 5.3% 줄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백화점 매출이 마이너스 5% 내외로 나타났다”면서 “긍정적 이슈가 나오지 않으면 메르스가 단기적으로 유통업계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월호 참사 내수 침체 판박이
메르스 사태가 현재까지 관광과 유통업계의 악재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메르스 사태의 부정적 파급력의 정도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 세월호 참사 여파로 장기 지속된 내수 침체의 악몽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애도 분위기 등으로 국민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내수 경기를 끌어내리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이와 관련,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5월 소비자동향’에 따르면 4월 세월호 참사 발생 다음달인 5월 중 소비자심리지수는 105로 전월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소비 위축은 결국 ‘소매판매 하락→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불황’의 악순환을 초래했다.

통계청의 ‘2014년 4월 산업활동 지난해 4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1.7% 감소했다. 또한 서비스업생산도 전월에 비해 1.0% 줄었다.

또한 한국은행 분석 결과 비제조업의 6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는 66으로 전월대비 3포인트 떨어졌다.

유정현 연구원이 “세월호는 지역 사회에 국한됐지만 메르스는 전국적 심리적 이슈이기 때문에 지금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진단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가 세월호 참사 만큼 장기간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세월호 참사는 전국적 애도 분위기였지만 메르스는 세월호와 달리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메르스가 단기적으로 과거 전염병 이슈 정도의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사태가 초래한 내수 경기 위축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정근 특임교수는 “관광업계 등 서비스산업의 위축되고 있어 2분기 성장률이 0.5~0.6% 하락할 것으로 보여 전체적으로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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