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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④-끝]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도 ‘갑질’·‘역갑질’ 만연

[기획④-끝]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도 ‘갑질’·‘역갑질’ 만연

기사승인 2021. 06.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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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35.4% 갑질 경험…신고는 2.4% 그쳐
모든 근로자 보호 위한 법개정 보완 필요성 제기
"소통 문화의 왜곡 현상…자기중심성 버리는 소통 필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에도 갑질·을질 행위 만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019년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2년여가 다 돼가지만 ‘갑질’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최근 직장 내 갑의 횡포로 고통받던 네이버 직원이 사망하는 등 우리사회 곳곳에서 갑질은 현재진행형이다.

3일 사회노동계에 따르면 사회 전반에 만연한 갑질은 개인 및 직장, 사회,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폐습이지만 여전히 그 뿌리는 깊다.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가 최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5.4%가 갑질을 경험했다. 하지만 갑질 피해 구제나 예방을 위해 신고 등 적극적인 노력을 한 비율은 2.8% 그쳤다.

하급자를 향한 ‘갑질’은 물론 상급자를 괴롭히는 ‘역갑질’도 빈번하다. 직장 내 갑질이 늘수록 ‘을의 반란’을 넘어 역갑질도 증가하면서 또 다른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사회노동계 일각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모든 노동자가 노동인권의 최저기준인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이나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실 이 법은 상급자의 하급자에 대한 갑질 만을 문제 삼지 않는다. 직위나 직급을 불문하고 괴롭힘을 행한 자를 제재하고 괴롭힘을 당한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법 취지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수직적 권력 관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급자에게 괴롭힘을 당한 상급자도 얼마든지 법 안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보호받을 수 있다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근로기준법=을을 위한 법’, ‘상급자=갑질 주체’라는 사회적 인식이 워낙 공고한 탓에 직장 내 하급자나 후배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소수의 상급자나 선배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해법을 찾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서다.

사회적 약자인 하급자가 사회적 강자인 상급자의 갑질에 맞서 즉각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달리 상급자의 경우 속수무책이다. 억울하고 분해도 속으로만 삭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선배나 상급자도 갑질의 피해자일 수 있는 만큼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내용의 법 개정과 탄력적 적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고용노동부와 지방노동청 등에 게시된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상급자는 징계권 등의 권한을 적법한 범위에서 적극 행사하거나 허위사실 적시와 명예훼손 등을 통해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갑질과 역갑질의 기저에 직장 내 소통문화 왜곡이 있는 만큼 이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요섭 한국코치협회 이사는 “집단 구성원간 소통 문화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면 조직 내 지위 관계를 떠나 자신이 처한 현실이나 인식하는 정보를 중심으로 일방적으로 행동하는 왜곡 현상을 낳는다”며 “‘내가 무조건 옳다’는 자기중심성을 버리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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