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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칼럼] 플랫폼 천국의 ‘as a Service’ 신드롬

[김동철 칼럼] 플랫폼 천국의 ‘as a Service’ 신드롬

기사승인 2021. 06. 1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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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칼럼 공학박사
공학박사, 베스핀글로벌 고문
기술의 발달을 이끄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기술을 소비하는 입장에서는 최첨단의 기술적 집약을 보다 수월하게 접근하고 사용하게 되었다. 학생들의 동아리에는 팀원들끼리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서는 단순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 이상의 일들이 진행된다. 비대면으로 공통의 관심사를 서로 가르치고, 기부금을 마련하기 위한 클라우드 펀딩을 시작할 수도 있으며, 해외 물품을 단체로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알고리즘을 잘 짜서 실행하면 제주도 여행비용으로 외국에 가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을 수도 있다.

유연성과 신속성을 특징으로 가진 IT기술은 클라우드속에 공유경제의 서비스 형식으로 존재한다. 서버와 네트워크가 필요하면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에서 가져다 쓰면 된다. 소통을 하거나 거래를 하기 위한 미들웨어가 필요하다면 PaaS(Platform as a Service)에서 손쉽게 선택할 수 있다. 특정 용도의 소프트웨어는 클라우드의 SaaS(Software as a Service)에서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고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동아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일들이 클라우드 내에서 다양한 서비스의 조합으로 가능해 졌다.

표현이 영어라서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조금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응용의 세계가 열린다. 모든 것에 서비스를 붙일 수가 있게 된다. 우버택시는 모든 자동차를 운송 서비스의 시장으로 끌어들였다. 운이 좋다면 아주 멋진 차를 탑승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에어비앤비는 일반 가정의 남는 방을 숙박서비스의 플랫폼으로 구성하였다. 해외에 출장 가서 밋밋한 호텔에 묵는 것 보다 가정집에서의 1박을 경험해 본다면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소유와 사용을 분리함으로써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비대면으로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 화면의 배경을 사무실 환경으로 꾸밈으로써 마치 여러 명이 한곳에서 일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와 같이 이동과 만남을 분리해서 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도 있다. 버튼 하나로 녹화까지 할 수 있으니 오프라인에서 회의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낼 수도 있다.

매물과 그에 대한 정보 및 사진들이 공유되고 있는 최근의 부동산 서비스는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온라인의 파워로 지역적인 한계를 벗어남과 동시에 문제가 되고 있는 부동산 복비의 문제도 해결점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부동산 가격의 급등으로 복비도 덩달아 오르는 현상인데, 따지고 보면 부동산에서 하는 일이 그만큼 변한 것이 아니어서 인터넷 부동산 업체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수요자들과 지역부동산의 사이를 벌리고 인터넷 부동산 서비스업체들이 반값 마케팅을 하고 있다. 지역 부동산 사장님들의 반발이 있겠지만 최종 고객이 지역 부동산을 찾지 않는다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지는 자명하다. 정부는 복비의 구조를 줄여보려고 시간을 끌며 고민을 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서비스라는 명목으로 대응방안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는 중이다. 업체가 대형화된다면 수익의 일부를 고객에게 돌리는 아마존의 가격 전략을 모방할 것이고 복비의 급격한 하락은 가능할 것이다.

같은 기술이라도 사용하는 목적이 반사회적일 수도 있다. 무기를 만드는 방법들을 가르쳐주는 서비스, 작은 테러를 일으키는 서비스, 돈 세탁 대행 서비스, 폭력 서비스 등등. 오프라인의 뉴스에서 접할 수 있는 모든 뉴스거리가 사실 서비스로 존재한다. IT의 보안은 해커와의 싸움이다. 최근 해커들은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다크 웹사이트에서 공공연히 광고하고 있다. 해커가 되고 싶지만 기술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한 소위 ‘Hacking as a Service’를 소개하고 있다. 유사한 서비스로 ‘Phishing as a Service’, ‘DDoS as a Service’와 ‘Hacker Hiring as a Service’ 등등 이름 붙이기 나름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통하면 일반인들도 손쉽게 전문 해커처럼 활동이 가능해진다. 가짜 사이트로 유인해서 사기 범죄를 저지르는 피싱을 도와주는 ‘Phishing as a Service’ 에서는 가짜 도메인, 가짜 로그인 페이지, 스팸 메일 대량 발송 서버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최근에 일어난 미국의 콜로니얼 송유관 해킹 사고도 ‘Ransomware as a Service’를 비즈니스 모델로 하고 있는 다크 사이트의 공격이라고 한다.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우리는 알게 모르게 크고 작은 서비스를 주고 받으며 살고 있다. 나고 죽는 것은 누가 대신해줄 수 없다지만 이러한 경우라도 서비스를 연결 할 수 있다. 태어나는 것은 병원이나 조산원에서 의료진의 출산관련 의료 서비스와 관련이 있으며, 죽는 것은 응급실에서 시작해서 호스피스 병동 그리고 장례식장까지의 일련의 서비스가 관련이 되어 있다. 물리적인 부분 이외에 출생의 축복과 고인에 대한 애도를 해주는 종교적인 부분도 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 비대면이 대세인 요즘은 최소의 인원만 모이는 추세이므로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하여 지인들 간에 소식을 전하고 애경사를 나눈다. 그러한 플랫폼은 핸드폰이나 개인용 컴퓨터를 통해 접속하지만, 실은 어딘가에 존재하는 클라우드에서 필요한 서비스들의 조합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것이 점점 수월해지고 있다. 개중에는 인간의 부정적 감정을 부추겨서 나쁜 일들이 일어나길 바라고 그로 인해 뭔가 이익을 얻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들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말초적인 세태의 반대편에 있는 가치들이 윤리를 포함한 인문학이다. 최근에 퍼지고 있는 기업의 ESG 경영도 그러한 축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한다. 서비스화가 가속되는 현상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른 측면이 많다. 소비자의 ESG도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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