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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와 근현대미술이 만났다...시공 초월한 한국의 美

국보와 근현대미술이 만났다...시공 초월한 한국의 美

기사승인 2021. 07. 1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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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전 10월 10일까지
이중섭 은지화 등 '이건희 컬렉션' 서울서 첫 공개 '눈길'
국립현대미술관이 문화재 들여와 본격 전시하는 것은 처음
도상봉, 포도, 항아리가 있는 정물
‘이건희 컬렉션’ 중 하나인 도상봉의 ‘포도, 항아리가 있는 정물’./제공=국립현대미술관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작품인 도상봉의 정물화 두 점과 도상봉이 실제 소유했던 도자기들이 한자리에 놓였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막한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전을 통해서다.

이에 관해 배원정 학예연구사는 “도상봉 정물화 두 점은 사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으로부터 기증받기 전에 리움에 대여를 요청하려 했던 작품인데 마침 기증이 됐다”며 “도자기들은 도상봉 유족이 대여해줘서 처음으로 전시하게 됐다. 덕분에 도상봉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도자기를 실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 학예연구사는 “도상봉은 도자기를 굉장히 사랑했다. 그가 아꼈던 도자기들을 보면서 직접 그린 그림을 통해 당시 화가들이 사랑한 우리 도자기의 미감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의 미(美)를 새롭게 조명하는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전을 10월 10일까지 덕수궁관에서 선보인다. 국보 91호 기마인물형토기 주인상, 보물 339호 서봉총 신라금관 등 문화재 35점, 근현대미술 130여 점 등이 전시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국보와 보물 등 문화재를 들여와 본격적으로 전시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건희 컬렉션’ 4점도 만날 수 있다. 대구와 광주 등 지역 미술관에서는 ‘이건희 컬렉션’이 전시 중이지만, 서울에서는 첫 공개다. 이중섭의 은지화 1점, 도상봉의 정물 2점, 박영선의 ‘소와 소녀’(1956) 등 4점이 나왔다.

전시는 ‘한국의 미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문화재와 미술 작품을 함께 봄으로써 시공을 초월한 한국미의 DNA를 찾으려는 시도다.


전시 전경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 전시 전경./제공=국립현대미술관
작품들은 크게 ‘성스럽고 숭고하다(聖)’ ‘맑고 바르며 우아하다(雅)’ ‘대중적이고 통속적이다(俗)’ ‘조화로움으로 통일에 이르다(和)’ 등 4가지 키워드로 나눴다.

고구려 고분벽화와 통일신라 석굴암 등은 성스럽고 숭고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이숙자, 권진규, 박노수 등 많은 작가가 고구려 고분벽화의 모티프나 제작 방법을 활용해 창작했다. 고려청자의 뛰어난 장식 기법과 도상도 후대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적 정서가 강한 이중섭의 그림 ‘봄의 아동’은 ‘청자상감 포도동자문 주전자’와 닮았다.

겸재의 진경산수화, 추사의 문인화 등은 세속과 거리를 둔 격조를 보여준다. 이는 무늬가 없는 순백의 달항아리와 통하고 1970~1980년대 단색조 추상 열풍과 백색 담론으로 이어졌다. 조선 ‘백자대호’와 도상봉의 ‘라일락’, 겸재 ‘박연폭’과 윤형근의 ‘청다색’, 겸재 ‘금강산도’와 이철량 ‘도시 새벽’ 등을 놓고 보면 전통이 현대미술에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약 100명에 달하는 참여 작가 명단에는 김정희, 김홍도, 김환기, 김기창, 박수근, 백남준, 신윤복, 이중섭, 천경자 등의 이름이 섞여 있다. 전시는 토기, 도자, 불상, 공예, 조각, 회화,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한국의 미는 무엇인지 묻는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한국인에게 내재된 미적 감성이 무엇인지 볼 수 있도록 시대를 아우르는 작품을 모았다”며 “한국미술에서 고대와 근현대 사이 존재했던 높은 장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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