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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산소는 부족, 화장터는 만원…미얀마 군부 “코로나 대처 못해”

의료용 산소는 부족, 화장터는 만원…미얀마 군부 “코로나 대처 못해”

기사승인 2021. 07. 1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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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us Outbreak Myanmar <YONHAP NO-2634> (AP)
지난 11일 미얀마 양곤의 의료용 산소 주입시설 앞에 산소탱크를 들고 줄지어 서있는 사람들의 모습.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의료용 산소가 부족한 상황이다./제공=AP·연합
군부 쿠데타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덮친 미얀마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용 산소가 부족해 사망자들이 속출하고 화장터에는 시신들이 밀려들고 있다.

15일 현지매체 이라와디의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 양곤의 화장터에는 시신들이 밀려들고 있다. 양곤 시내 화장터에는 운구된 시신들이 줄지어 서있다. 대부분이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들로 자선단체 직원들이 직접 수습한 사망자들이다. 한 자선단체 직원은 “의료용 산소가 부족해 사망한 사람들”이라며 자신의 단체가 지난 13일에만 50구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을 수습하는 많은 단체들 중 하나다. 이 직원은 “우리 단체에서만 50구다. 사망자 수를 추측해봐라”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실제로는 더 많다는 것이다.

미얀마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코로나19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군사정권의 보건부는 3월 이후 약 20만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4000여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 치료를 받지 못하고 집에서 숨을 거두는 사람들이 많아 발표된 사망자수는 지나치게 축소됐을 가능성이 높다.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미얀마는 코로나19 상황에 대처할 의료시스템이 사실상 붕괴됐다. 의료진들이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반발해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하고 파업을 시작하자 군부는 이들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파업과 체포가 이어지자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의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졌다. 매일 수천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지만 공립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는 것은 사실상 군부의 가족들이나 군부와 연이 있어야만 가능한 상황이다.

양곤시민 A씨는 아시아투데이에 “가족 중에 군인이 없거나, 입원을 청탁할 만한 돈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꼼짝없이 집에 누워있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검사 받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군부가 이번주부터 개인이 의료용 산소를 구매하는 것을 막으며 입원하지 못한 중증 환자들의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일고 있다.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도 급증하는 코로나19에 대처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군부 대변인 조 민 툰 준장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상황을 인정한다. 병원과 검역소가 가득 찼고 더 이상 환자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당국이 개인의 의료용 산소 구매를 막은 데 대해 대변인은 “일부 사람들이 나중에 사용하고자 산소를 비축하고 있기 때문에 제한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개인이 아닌 병원과 진료소 등에만 공급할 것”이라 덧붙였다.

전날 미얀마에서는 7038명의 코로나19 확진자와 14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군부가 운영하는 국영매체 글로벌 뉴라이트 오 브 미얀마는 “미얀마는 실제로 산소가 충분하다”고 보도했고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 역시 “산소 문제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거짓 소문을 퍼뜨리지 말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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