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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 구긴 中 여 배구 전설 랑핑 감독, 완전 은퇴

체면 구긴 中 여 배구 전설 랑핑 감독, 완전 은퇴

기사승인 2021. 08. 0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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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족이 있는 미국에서 쉴 듯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연속 우승에 도전한 중국 여자 배구 대표팀의 전설 랑핑(郞平·61) 감독이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쓸쓸한 퇴장을 하게 됐다. 팀이 디펜딩 챔피언임에도 조별 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의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도전을 조기에 마감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랑 감독은 배구계에서 영원히 은퇴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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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자 배구 대표팀의 랑핑 감독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최악의 성적을 거둬 씁쓸한 은퇴의 길을 걷게 됐다./제공=CCTV 화면 캡처.
중국중앙텔레비전(CCTV)를 비롯한 언론의 3일 보도에 따르면 당초 랑 감독이 이끄는 중국 여자 대표팀은 14억 중국인들이 믿어 의심치 않는 금메달 0 순위 후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부터 최근까지의 성적이 나름 괜찮았던 덕분이다. 랑 감독의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력 역시 2연패가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이 열리자 상황은 급변했다. B조 첫 경기에서 터키에 충격적인 0-3 셧아웃을 당한 것이 무엇보다 결정적이었다. 상대로 여기지조차 않던 팀에게 패한 것이 랑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 전체를 정신적으로 흔들리게 만들었던 것이다. 급기야 미국과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 전에서도 대책 없이 밀리면서 조기에 탈락이 확정되고 말았다. A조의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8강에 오르는 것을 부러운 시선으로 지켜볼 수밖에도 없었다.

이처럼 중국이 종이호랑이의 면모를 보인 채 탈락한 것은 팀의 독보적 에이스인 2016년 대회 MVP 주팅의 손목 부상과도 관계가 깊다. 주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가 화를 불렀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스포츠 해설가인 왕다자오 씨는 “랑 감독은 주팅의 부진에 대비한 대체 선수를 키워야 했다. 하지만 플랜 B는 가동되지 않았다. 8강에 진출했다면 이상했을 것”이라면서 랑 감독의 전술 및 전략 부재가 참사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금메달 3회 획득에 빛나는 자국 대표팀이 역대 올림픽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자 중국 팬들은 흥분했다. 랑 감독과 선수들에 대한 극단적인 비난도 쏟아졌다. 랑 감독 역시 이 사실을 잘 아는 듯 팬들에게 사과한 후 물러날 뜻을 표명했다.

1978년 겨우 18세의 나이로 국가대표로 발탁된 랑 감독은 전설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스타 플레이어 출신 사령탑으로 유명했다.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에서는 팀의 졸전으로 체면을 구긴 채 은퇴의 수순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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