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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최장 20년 아프간 전쟁, 미군 패주 형태로 종료...바이든 “미군 주둔 끝나”

미 최장 20년 아프간 전쟁, 미군 패주 형태로 종료...바이든 “미군 주둔 끝나”

기사승인 2021. 08. 3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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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20년 아프간 미군 주둔 끝나"
미 역사상 최장 전쟁, 패주 형태로 막내려
바이든 중시 아프간 민주주의·인권 후퇴 가능성
테러 위험성도 커질듯
Afghanistan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간 우리 군의 주둔은 끝났다”며 아프간 전쟁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사진은 미국 공군기가 이날 아프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을 이륙하고 있다./사진=카불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간 우리 군의 주둔은 끝났다”며 아프간 전쟁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중동과 중앙아시아 군사작전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의 케네스 맥켄지 사령관은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한 화상 브리핑에서 미군의 철수와 미군의 미국민·제3국 국민·취약한 아프간인 대피 임무가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 역사상 최장 전쟁이 패주의 형태로 막을 내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휴전 중인 한국전쟁이 미국의 최장 전쟁이라고 지적하지만 대부분 미 언론들은 아프간 전쟁을 최장이라고 규정한다.

아프간 전쟁은 탈레반이 9·11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라덴 인도를 거부하자 미국과 영국이 2001년 10월 아프간을 공습하면서 시작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한 나라가 공격받을 경우 자동으로 개입해 공동 방어에 나선다는 미국과의 상호방위조약 5조를 사상 처음으로 적용해 미국을 지원했다.

한국은 전투부대 대신 육군 의료지원단 동의부대·공병지원단 다산부대(2003~2007년), 오쉬노(친구)부대로 불린 지방재건팀(PRT·2010~2014년) 등을 파병했고, 미군 바그람기지 내에서 병원(2008~2015년)을 운영했다.

미국의 여론은 아프간 전쟁이 미군 희생자가 늘어나고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되는 장기화 국면으로 들어가자 급변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01년 10월 미국민의 94%가 아프간 전쟁을 지지했고, 조지 W 부지 당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93%를 기록했다. 1812년 미·영 독립전쟁 이후 첫 미 본토에 대한 직접 공격인 9·11 테러에 대한 미국민의 분노가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아프간 전쟁 지지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15일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과 카불공항에서의 혼돈 상황 후에도 미군의 철수 방법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지만 철군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 목소리가 높다.

2011년 5월 파키스탄에 은신 중이던 빈 라덴을 살해한 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10년에 걸친 테러와의 전쟁이 일단락됐다고 보고, 2016년 말까지 미국을 철수한다는 목표를 추진했다. 하지만 탈레반이 세력을 확대하면서 아프간 치안이 불안해지자 철군을 단행하지 못했다.

이를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이던 바이든 대통령이 국방부 등의 반대를 무릅쓰고 밀어붙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4월 14일 미군 철수 방침을 발표하면서 아프간 전쟁의 당초 목표였던 테러와의 전쟁이 끝났다고 했지만 탈레반의 카불 점령 이후인 지난 26일 이슬람국가(IS)가 카불공항에 대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하는 등 테러 위험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6월 중순 미 의회 청문회에서 알카에다 등 국제 테러 조직이 2년 이내에 미 본토를 위협할 수도 있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탈레반의 등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하는 민주주의 가치와 인권 중시 외교 정책과 배치된다. 지난 20년 동안 아프간에 뿌리를 내리고 있던 여성 권익 신장과 언론의 자유 등이 후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프간 인구 3984만명의 최소 3분의 2는 2001년 탈레반 정권 붕괴 후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관을 교육받은 25세 이하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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