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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영변 핵시설 재가동에 북한의 핵능력 증진 판단...협상 카드 가능성도

한미, 영변 핵시설 재가동에 북한의 핵능력 증진 판단...협상 카드 가능성도

기사승인 2021. 09. 0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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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관계자 "한미, 북한 핵능력 지속적 증진 판단"
북 영변 핵시설 원자로 가동 재개 보고서·보도 잇따라
"한미, 대북 인도적 지원, 북미협상 재개 실마리 가능성 주목"
성 김, 노규덕
한국과 미국 정부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플루토늄 원자로 가동을 재개하는 등 지속적으로 핵 능력을 증진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31일(현지시간) 전해졌다. 사진은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전날 미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을 한 뒤 특파원들에게 결과를 설명하고 있는 모습./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한국과 미국 정부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플루토늄 원자로 가동을 재개하는 등 지속적으로 핵 능력을 증진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31일(현지시간) 전해졌다.

한·미는 북한의 핵 활동 동향에 관해 모든 정보 역량을 동원해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고, 조 바이든 행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근 보고서 등을 계기로 북한 비핵화 협상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고 정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IAEA는 보고서에서 영변 핵시설에서 플루토늄 원자로 가동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북한이 이전에 원자로에서 제거한 사용 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분리하기 위해 인근 실험실을 사용하고 있다는 징후와 일치한다고 밝혔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아울러 미 NBC뉴스는 31일 민간 위성사진 전문업체 플래닛랩스가 지난 25일 찍은 위성사진이 영변 핵시설의 원자료에서 흘러나온 냉각수가 인근 구룡강으로 이어지는 수로로 배출되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정권이 더 많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작업을 재개했다는 최근 신호라고 전했다.

다만 한·미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가동 재개가 핵 능력 증진뿐 아니라 다분히 전략적 의도에서 비롯됐고, 일종의 협상 카드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9년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가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쇄의 대가로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를 제안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α’를 요구하면서 회담은 결렬됐다.

영변
미국 NBC뉴스는 31일(현지시간) 위성사진을 입수해 영변 핵시설의 플루토늄 원자료에서 물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북한 정권이 더 많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작업을 재개했다는 최근 신호라고 전했다. 사진은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가 지난 3월 30일 공개한 영변 핵시설 모습./사진=맥사 테크놀로지 제공=CSIS의 ‘분단을 넘어’ 캡처
아울러 북·미는 대북 인도적 지원을 비핵화 협상과 연계시키지 않으면서도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9년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실무협상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한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북한의 감염병·보건·방역·식수 위생 등에 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전날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한 뒤 특파원들과 만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남북 경협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성 김 대표는 “우리는 (북한) 현지 상황뿐 아니라 인도적 지원 가능성 등 (대북) 관여를 위한 여러 아이디어와 구상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미국의 접촉 제안에 대해) 북한으로부터 회신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노 본부장은 그동안 한·미는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는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 분야와 남북 간 협력 사업에 관해 협의를 진행해 왔다.

노 본부장은 이날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진행된 특파원 간담회에서도 “미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고, 진전을 이루기 위해 전향적이고 창의적이며 유연하고 열린 자세를 확고하게 견지하고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한·미는 그동안 양국이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는 대북 인도적 분야에 관한 협의를 진행했고, 이번에도 후속 협의를 했으며 대북 관여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호응해온다면 언제든지 추진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한다는 것이 한·미의 공통된 입장”이라며 “빈틈없는 공조를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본부장은 지난 29일부터 시작한 방미 기간에 카운터파트인 성 김 대표뿐 아니라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커트 캠벨 인도·태평양조정관, 에드가 케이건 동아시아·오세아니아 선임보좌관 등을 만났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사태 등 최근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도 북핵 문제의 시급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선결과제로 다뤄나갈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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