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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에 반기? 중 학자 공동부유 강력 비판

시진핑 주석에 반기? 중 학자 공동부유 강력 비판

기사승인 2021. 09. 0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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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대 장웨이잉 교수 다 같이 못살게 된다고 주장
중국의 시장주의 경제학계를 대표하는 장웨이잉(張維迎·62) 베이징대 교수가 최근 당정 최고 지도부가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는 ‘공동부유’ 이론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더불어 자유경제가 서민들에게 빈곤의 족쇄를 벗어던지고 부자가 될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시장 지향적 개혁을 앞당기는 것만이 보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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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정부의 ‘공동부유’ 슬로건을 강력 비판한 베이징대 장웨이잉 교수. 공동부유가 결국은 모두를 못 살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제공=런민르바오(人民日報).
중국 경제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5일 전언에 따르면 장 교수는 최근 공익적 민간학문 기구인 ‘경제 50인 논단(CE50)’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정부의 과도한 개입과 이에 따른 기업의 기부가 함께 잘 사는 공동부유가 아닌 다 같이 가난한 공동빈곤으로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장에 대한 신뢰와 정부 개입이 지속되면 기업가들이 부를 창출할 동기가 없게 된다. 이 경우 정부가 빈곤층에 이전해질 돈도 없어져 상류가 말라버린 강처럼 될 것”이라면서 “계획 경제는 빈곤층에 더 많은 복지를 제공하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더 많은 빈곤층을 생기게 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도 덧붙였다.

현재 중국에서는 덩샤오핑(鄧小平)이 주창한 선부론(먼저 부자가 되라는 이론) 대신 공동부유의 깃발과 구호가 요란하게 나부끼고 있다. 심지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아예 이 단어를 입에 달고 산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강조하고 있다. 당연히 기업들도 정부 방침에 호응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텅쉰(騰訊·영문명 텐센트) 등이 천문학적 액수의 기부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것만 봐도 그렇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에 반대하는 의견을 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자칫 잘못하면 정부에 반기를 든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도 있다.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래서일까, 장 교수는 글의 내용이 부담스러웠는지 자신의 웨이신(微信)에 올린 해당 글을 삭제했다. 또 CE50 홈페이지에 게재했던 것 역시 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 교수가 경제 정책과 관련해 중국 정부 당국을 강력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8년 10월에는 “중국 모델이 틀렸다. 국가자본주의가 나라 미래를 망친다”는 요지의 위험 수위 발언을 한 바도 있다. 따라서 이번의 비판은 그의 오랜 신념이 다시 한번 표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당국의 눈밖에 나게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진짜 신변 문제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당분간 극도로 몸을 사려야 한다는 말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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