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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농부들이 8달째 도로 위 텐트에서 생활하는 이유는?

인도 농부들이 8달째 도로 위 텐트에서 생활하는 이유는?

기사승인 2021. 09. 0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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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 Farmers Protest <YONHAP NO-3365> (AP)
5일(현지시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무자파르나가르에서 농업개혁법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AP 연합
인도 최대도시에서 정부의 농업개혁법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정부와 시위대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혼란이 장기화하면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정권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이날 농민 수십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지난해 9월 통과된 농업개혁법에 항의하며 관련법의 폐지를 촉구했다.

농업개혁법 반대 시위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데 이날 열린 시위는 최근 몇 달 사이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시위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방 당국에 의하면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속한 무자파르나가르에서만 50만명의 농민들이 시위에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 수도 뉴델리로 향하는 주요 도로에는 시위가 격렬해지기 시작했던 올해 초부터 수만 명의 농민들이 8개월째 텐트를 치고 노숙까지 불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인구 2억4000만명의 우타르프라데시주는 대표적인 농업 도시이자 농업개혁법에 크게 타격을 받은 도시 중 하나다.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농업개혁법 폐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라케시 티카이트는 이번 대규모 시위가 반(反)농업개혁법 움직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우리는 우타르프라데시주의 모든 도시와 마을을 일일이 방문해 인도 정부의 농민 탄압 행태를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인도 의회는 3건의 농업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농업개혁법은 그간 국가가 관리하던 농산물 판매와 유통, 가격 책정을 민간 시장에 개방하는 내용이 골자다. 농민들은 국가가 운영하는 도매시장 대신 민간 업체들과 직접 거래를 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농민 수입을 개선하고 유통 시장을 현대화해 전반적인 농업 생산성도 증대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반면 농민들은 농업개혁법이 시장 불안전성을 유발하고 민간 업체들만 배를 불리는 구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정부로부터 농산물 가격을 보장 받은 최저가격제가 사실상 무너지면서 농민 수입 악화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인도에서는 근로자 절반 가량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농업은 국내총생산(GDP)에서 15%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분야다. 때문에 정부와 농민 측이 오랜 기간 타협점 마련에 실패하면서 모디 총리와 집권 여당인 인도국민당의 지위도 흔들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우타르프라데시주는 여당의 텃밭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시위에 참가한 한 농민 지도자는 내년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치러질 예정인 지방 선거가 연방 정부의 업적을 평가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보면서 “법을 폐지하지 않으면 내년 선거에서 패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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