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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리라화 연일 최저치 경신하는데…에르도안 “금리인하 계속”

터키 리라화 연일 최저치 경신하는데…에르도안 “금리인하 계속”

기사승인 2021. 11. 1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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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KEY-EBRD/ <YONHAP NO-3269> (REUTERS)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로이터 연합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금리인하 정책 강행에 터키 리라화의 가치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도 달러 대비 리라화의 가치는 사상 최저치를 찍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인하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터키 중앙은행이 3개월 연속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리라화의 가치는 1달러당 10.36리라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국민의 금리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마지막까지 금리와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국민이 금리에 짓눌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고금리를 옹호하는 사람과는 함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금리를 지적하며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중 통화량이 증가해 물가가 상승하고 외화 대비 자국 통화의 가치가 하락한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 통화량이 감소하고 물가가 하락한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일반적인 경제이론과는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또 금리를 부정하는 이슬람교의 가르침도 언급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으로 터키의 인플레이션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 기준금리를 19%에서 18%로 인하했고 지난달에도 18%에서 16%로 연이어 낮췄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인하 요구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앙은행 총재를 여러 차례 경질하기도 했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해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다. 실제로 올해 터키 경제는 10%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19년간의 집권 기간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으로 경제성장을 꺼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리라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업자와 대기업들이 이득을 보는 만큼 물가상승의 부담은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터키의 공식 통계조사기관인 투르크스탵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8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터키 이스탄불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한 시민은 “잠을 자고 나면 또 물가가 올라있다. 5L짜리 기름을 40리라에 샀는데, 이후 돌아가보니 80리라로 뛰어있었다”며 “이런 끔찍한 삶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고 한탄했다.

또 최근 비싼 주거비에 항의하기 위한 시위의 일환으로 공원에서 잠을 잔 학생들을 두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테러행위”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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