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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색깔론’ 등장한 美 정계…구 소련 출신 통화감독청장 지명 논란 확산

뜬금없는 ‘색깔론’ 등장한 美 정계…구 소련 출신 통화감독청장 지명 논란 확산

기사승인 2021. 11. 2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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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차기 통화감독청(OCC) 청장으로 지명한 카자흐스탄 출신 사울레 오마로바 코넬대 법학교수(55세)가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
조 바이든 대통령의 새로운 통화감독청(OCC) 수장 임명을 두고 미국 정계가 뜬금없는 ‘색깔론’ 논란에 휩싸였다.

카자흐스탄 일간 텡그리뉴스지는 25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9월 차기 통화감독청장으로 지명한 사울레 오마로바 코넬대학교 법학교수에 대한 임명 지지안을 민주당이 철회하면서 인사청문회 통과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고 보도했다.

텡그리뉴스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난 오마로바 교수는 1991년 미국으로 이민 온 후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지난 몇 년 동안 코넬대 법학교수로 재직했으며 2005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바이든 대통령 지명 당시 백악관은 오마로바 지명자가 OCC를 이끄는 첫 여성이자 유색인종 출신 수장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OCC는 은행과 저축은행 등을 감독하는 재무부 산하 독립기구로 연방준비제도(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함께 미국 은행감독 틀의 중요한 축이다.

하지만 오마로바 지명자가 평소 대형 투자은행(IB)과 가상화폐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원 인준 과정에서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됐다. 게다가 지난 20일 오바로바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되자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공화당이 오마로바 지명자의 정책철학이 아니라 그의 출신지가 구소련 소속국가였던 점을 문제삼고 나선 것이다.

공화당 소속 존 F.케네디 상원의원은 오마로바 지명자가 유년시절 레닌공산주의 청년연합에 소속돼 활동한 사실을 지적하며 “여긴 미국이다.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당신을 교수라고 불러야 할지 ‘동지(Comred)’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이에 오마로바 지명자는 “나는 소비예트연방(소련)에서 태어났고, 당시 일정 나이가 된 청년들은 ‘콤소몰’이라고 불리는 청년정치연합에 가입했어야 했다”며 “이는 전형적이고 일반적인 당시 소련의 학교 교육과정이었다”고 해명했다. 특히 그는 “나는 공산당원 또는 공산주의이념을 따르는 자가 아니다”라며 “나는 자신이 태어날 곳을 스스로 선택할 수 없으며 가족과 함께 공산당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이민 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이념논쟁 및 인종차별 논란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은 오마로바 지명자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미국 악시오스지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5명이 오마로바 지명자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사청문회 통과는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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