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부담금 절반 이상 준다…초과이익 1억 이하 면제

재건축 사업의 대표적인 규제로 꼽히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의 부담금 부과 면제 기준이 3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부담금을 매기는 초과이익 기준 구간도 2000만원 단위에서 7000만원 단위로 대폭 넓어진다. 초과이익 산정 개시 시점은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일에서 조합 설립 인가일로 늦춰진다.

이에 따라 재건축 부담금 부과 예정인 전국 84개 단지 중 38곳은 부담금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재건축 부담금 합리화 방안'을 29일 발표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사업기간 동안 오른 집값에서 건축비 등 개발비용과 평균 집값 상승분을 뺀 초과이익에 세금을 매겨 환수(최대 50%)하는 제도다. 지난 2006년 도입됐으나 2차례 유예되면서 아직 확정액이 부과된 단지는 없지만 전국 84개 단지에 부담금 예정액이 통보된 상태다.

이날 발표된 개선안에 따르면 재건축 부담금 면제 대상이 현행 초과이익 3000만원 이하에서 1억원 이하로 상향된다. 이는 제도 도입 후 집값 상승 등 여건 변화와 부담금 제도 개선 효과 등을 종합 고려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재건축 초과이익이 3000만원 이상으로 부담금 부과 통보를 받았던 단지라도 초과이익이 1억원 이하일 경우 기존 통보된 부담금을 전액 면제받게 된다.

부과율의 기준이 되는 부과 구간 폭도 현행 2000만원 단위에서 7000만원 단위로 넓어진다. △1억원 초과~1억7000만원 이하는 부과율 10%가 적용되고 △1억7000만원 초과~2억4000만원 이하 20% △2억4000만원 초과~3억1000만원 이하 30% △3억1000만원 초과~3억8000만원 이하 40% △3억8000만원 초과는 50%까지 부과된다.

초과이익 산정 개시시점도 추진위원회 구성 승인일에서 조합 설립 인가일로 늦춰진다. 정비사업의 권리 및 의무를 부여받는 실질적인 사업 주체와 부담금 납부 주체가 조합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통상 추진위 구성과 동시에 해당 재건축 단지의 집값이 상승하지만 이 부분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예정 부담금이 통보된 84개 재건축 단지에 대해 부과 기준, 개시시점 개선 방안을 적용할 경우 38곳(45.2%)이 부담금을 면제받는다. 특히 지방은 32개 단지 중 21곳이 부담금을 내지 않게 되고, 1억원 이상 부과 예정 단지는 19곳에서 5곳으로 줄어든다.

재건축 사업으로 공공임대와 공공분양 등을 공공기관에 제공한 사업장에 대해선 부담금 감면 혜택이 제공된다. 이를 통해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공공임대 및 공공분양주택을 매각한 대금은 부담금 산정 시 초과이익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재건축 주택을 장기 보유한 1주택자에 대해서는 주택 준공시점부터 역산해 보유 기간에 따라 부담금을 10∼50% 추가로 감면해주기로 했다. 보유 기간에 따른 부담금 추가 감면은 △6년 이상 10% △7년 이상 20% △8년 이상 30% △9년 이상 40% △10년 이상 50% 등이다. 다만 준공 시점에 1가구 1주택자여야 하고, 보유 기간은 1주택자로서 보유한 기간만 인정한다. 이 기간 중 또다른 주택을 취득했을 경우 감면 혜택을 볼 수 없다는 얘기다. 기존에는 주택 보유 기간, 구입 목적 등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부담금을 부과해 왔다.

이번 제도 개정으로 1가구 1주택 장기 보유자 감면폭은 크게 커질 전망이다. 부담금 예정액 1억원이 통보된 단지는 부과기준 현실화에 따라 3000만원으로 줄어들고, 1가구 1주택자로서 10년 보유한 경우에는 최대 50% 감면을 받아 최종적으로 1500만원을 부담금으로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만 60세 이상인 1주택 고령자에게는 상속·증여·양도 등 해당 주택 처분 시까지 부담금 납부를 유예해주기로 했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번 합리화 방안으로 도심에 양질의 주택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이번 방안은 법 개정 사항인 만큼 국회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