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최태원 회장 ‘주가 관리’ 특명에 SK그룹 상장사 ‘비상’…시총 76조 증발

최태원 회장 ‘주가 관리’ 특명에 SK그룹 상장사 ‘비상’…시총 76조 증발

기사승인 2022. 12. 04. 14:4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동적
최태원 SK그룹 회장/SK제공
SK그룹의 시가총액이 올 들어서만 76조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국내 증시 자체가 부진한 여파도 있지만, SK 계열사들의 주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SK그룹은 올해부터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성과 평가에서 '주가 관리'의 비중을 높이기로 했었는데, 주가 성적표는 낙제점을 받은 셈이다. 최태원 회장이 기업가치 제고를 주문하며 계열사 CEO에게 '주가 관리'를 강하게 요구했음에도 주가 부양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SK그룹의 시가총액은 2일 기준 135조24억원으로 지난해 말(211조2331억원)보다 36.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977.65에서 2434.33으로 18.3% 내려앉은 것과 비교해도 낙폭이 두배 더 크다.

특히 SK그룹 상장사 중 연초 대비 주가가 오른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SK가스가 연초 대비 주가 하락폭이 3.9%에 그치며 선방했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63.6% 폭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다.

주요 계열사의 주가를 살펴보면 그룹의 지주사인 SK(주)의 경우 지난해 말 25만1000원이었던 주가가 21만1000원으로 15.9% 떨어졌다. 하지만 이 기간 코스피 평균 수익률을 웃돌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SK(주)는 정체성을 투자전문회사로 확립하고 다양한 투자를 단행해 왔으며, 실적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SK(주)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 95%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23만8500원이었던 주가가 2일 17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약 1년 만에 27.1% 하락한 셈이다. 여러 사업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경우 3분기까지 호실적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경기 불확실성 등의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경우 상장 불확실성과 대규모 투자 부담 우려 등으로 SK이노베이션 주가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이번 그룹 정기인사에서도 자회사 신규 CEO를 발탁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SK엔무브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IET) 신임 사장으로는 박상규 SK네트웍스 사장, 김철중 SK이노 포트폴리오부문장이 선임됐다.

분할 첫돌을 맞은 SK스퀘어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SK스퀘어는 지난해 11월 SK텔레콤으로부터 인적분할해 같은 달 29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그러나 주가는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말 6만6400원에서 2일 3만6900원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특별한 영업활동 없이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SK스퀘어는 주로 투자금 회수와 포트폴리오 내 자회사 실적으로 결정된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악화로 주가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말 13만1000원에서 이날 8만1900원으로 37.5% 하락했다. 올 초만 해도 SK하이닉스 주가는 12~13만원대를 유지했지만, 현재 8만원대에 불과하다. 1년 새 35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이에 지난해 시총 2위였던 SK하이닉스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밀려 시총 4위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문제는 4분기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등 실적 전망도 밝지 않아 주가 하락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선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크게 줄면서 SK하이닉스 실적이 내년 2분기까지 지속해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중간지주사인 SKC의 주가는 지난해 말 17만4500원에서 11만1000원으로 36.4% 하락했다. SKC는 화학 사업의 부진과 필름사업 매각에 따른 외형 축소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도 분석된다. 다만 동박 사업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기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타 계열사에 비해 안정적인 주가를 유지했다. 지난해 말 5만7900원에서 5만300원으로 13.1% 하락했지만, 코스피 낙폭과 비교했을 때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곳이지만 최근에는 성장 정체기에 놓인 상태다. 이번 인사에서 유영상 사장은 SK브로드밴드 대표도 겸직하게 됐다.

SK텔레콤의 경우 최 회장이 회장직을 직접 맡고 있는데다 인공지능(AI) 사업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이익 성장이 계속될 전망"이라며 "5G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있어 1위 사업자로서 강점을 보여주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글로벌 경제위기가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이번 연말 인사에서 장동현 SK(주)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스퀘어·하이닉스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를 맡고 있는 부회장단을 유임시키며 경영 안정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하지면 내년부터는 주가 관리에 실패한 CEO에 대한 강력한 문책성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