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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진 수협회장 “어업인인 부자 되는 세상 실현”

노동진 수협회장 “어업인인 부자 되는 세상 실현”

기사승인 2023. 03.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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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수산시장서 공식 업무 시작
수산물 소비 촉진해 소득증대 견인
금융지주 전환·지방이전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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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인이 부자되는 어부(漁富)의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조합과 어업인 지원을 가장 최우선에 두는 조직으로 재정립해 나가겠다."

27일 공식 업무를 시작한 노동진 신임 수협중앙회장이 지난 24일 열린 취임식에서 밝힌 취임 일성이다. 수협중앙회가 지난해 공적자금 상환 의무에서 벗어난 만큼 회원 조합에 대해 직접적인 사업 지원을 확대해 어업인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수협중앙회 역할을 바로 세우겠다는 의미다.

노 회장이 취임 후 첫 행보로 이날 우리나라 최대 수산물 도매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은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자리에서 그는 "수협이 이익을 창출해 어업인에게 직접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어업인 소득증대 유발 효과가 큰 수산물 소비 촉진에 중점을 두고 중앙회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이 어업인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어업소득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어가의 총수입에서 어업경영비를 제외한 어업소득은 꾸준히 감소 추세다. 어가의 어업소득은 2017년 2669만원에서 2021년 1967만원으로 27% 급감했다. 어업소득 감소는 어업 비용 상승이 원인이다. 어가당 어업 비용은 같은 기간 2837만원에서 5739만원으로 5년 새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에 노 회장은 어업인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새로운 유통구조 개선안을 제시했다. 그는 "갓 잡은 우리 수산물을 고부가 가치화해 신속하게 받아 볼 수 있는 '바다의 쿠팡'과 같은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는 싱싱한 수산물을 값싸고 손쉽게 먹을 수 있고, 생산자인 어업인은 적정 가격을 보장받아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수협중앙회는 전국 최대 연근해 수산물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부산공동어시장을 노량진수산시장과 같은 수산물도매시장으로 바꾸고 여기에 수산물 가공시설을 확충해 쿠팡의 물류센터와 같은 기능을 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산공동어시장뿐만 아니라 전국 주요 거점에 수산물 가공센터도 구축할 예정이다.

어업인 수익 증대와 함께 자회사인 수협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도 노 회장이 해결해야 할 중요 과제 중 하나다. 수협은행의 이자 수익만으로는 어업인 지원에 한계가 있어 증권, 캐피털 등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해 수익원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은행지주회사를 출범하기 위해서는 관련법에 따라 은행 외에 적어도 하나 이상의 금융회사를 보유해야 한다. 이에 수협중앙회는 자본 투입 부담이 적은 자산운용사를 상반기 중 인수해 3분기부터 지주사 설립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의 인수자금과 지주사 전환 지원을 위해 올해 초 20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아울러 수협중앙회의 지방 이전 문제도 노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수협중앙회는 그동안 본사의 지방 이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91개 지역 조합을 통괄하는 수협중앙회 입장에서는 중립성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만약 특정 지역으로 본사가 이전할 경우 해당 지역에 편향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시중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지방 이전은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올해 초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은행은 공공재"라며 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주문한 바 있다.

국회에서도 수협중앙회의 지방 이전과 관련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월 농협과 수협중앙회 본사를 전라남도로 옮기는 것을 골자로 하는 농협·수협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편 노 회장은 당선 전인 지난달 6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의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해당 사건은 현재 경찰조사가 진행중이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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