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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미중갈등에 ‘일대일로’ 탈퇴 검토…심기 불편한 중국

伊 미중갈등에 ‘일대일로’ 탈퇴 검토…심기 불편한 중국

기사승인 2023. 05. 1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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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멜로니, 일대일로 탈퇴 검토…시기 등 고민"
中 일대일로 성과 강조하며 반발
ITALY-POLITICS/REFORMS <YONHAP NO-0149> (REUTERS)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사진=로이터 연합
첨예한 미중대립으로 신냉전 구도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이탈리아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탈퇴를 고려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지난주 로마에서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 정부 차원에서 연내 일대일로를 탈퇴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만 멜로니 총리는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며,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구체적인 내용과 탈퇴 시기 등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멜로니 총리는 앞선 블룸버그의 보도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며,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2019년에도 자신은 일대일로 참여에 반대했었다고 덧붙였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말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권좌에 오른 뒤, 2013년부터 중국 주도로 추진돼온 중국-중앙아시아-유럽 간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이다.

2019년 3월 당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미국의 반대에도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한 시 주석과 에너지·항만·항공우주 등 분야의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맺고 일대일로 참여를 공식화했다. 이탈리아가 이번에 일대일로에서 탈퇴하지 않으면 올해 말 협정이 자동 갱신된다.

이탈리아는 주요7개국(G7) 가운데 일대일로에 참여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로, 탈퇴가 결정되면 일대일로 동력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도는 G7 히로시마 정상회의를 2주 가량 앞두고 나왔다. 외신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일대일로 대응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탈리아가 중국과의 관계를 재조정하고, 북대서양 동맹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기회로 삼으려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탈퇴 검토 소식에 중국은 협정의 성과를 강조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날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이탈리아가 정부 간 일대일로 공동건설 협력 문서에 서명한 이래 양측은 경제·무역, 공업 제조, 청정에너지, 제3자 시장 등 각 분야 협력에서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과 이탈리아는 일대일로 협력의 잠재력을 한층 더 발굴하고 각 영역의 호혜적 협력을 강화해, 양국의 관계 발전이 나라와 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사설을 통해 "일대일로를 통한 중국의 유럽투자는 항상 '윈-윈(win-win)'에 초점을 맞춰왔다"며 미국 주도의 반(反)중 분위기 조성을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의 주장과 달리 이탈리아가 일대일로 참여를 통해 얻은 경제적 이익은 미미했다. 이탈리아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대(對)중국 수출은 2019년 130억유로에서 지난해 160억유로로 소폭 증가한 반면, 중국의 대이탈리아 수출 규모는 같은 기간 317억유로에서 575억유로로 대폭 증가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실제로 일대일로 탈퇴를 결정한다면, 이를 근거로 제시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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