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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부장관의 다사다난했던 지난 1년...가시적 성과 ‘수두룩’

이정식 고용부장관의 다사다난했던 지난 1년...가시적 성과 ‘수두룩’

기사승인 2023. 05. 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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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현장에서 피부 와 닿는 변화 이뤄내...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은 '옥에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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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간 노동계와 정부를 오가며 이론과 실전 경험을 두루 쌓아 '노동계의 브레인'으로 인정받아온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5월 취임 당시 내세웠던 다짐은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존중받는 사회 구현'이었다.

이같은 목표를 향해 이 장관은 지난 1년동안 전력질주했다. 쉼없이 뛰는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가 추진중인 3대 국정 과제 중 '노동 개혁'의 선봉을 맡아 때로는 많은 비판을 홀로 감수하기도 했다. 실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공 들여 준비했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이 지난 3~4월 예상하지 못했던 혹사 논란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게 그 예다.

윤석열 정부 출범 1년하고도 일주일째를 맞이한 17일 노동계 안팎에 따르면 그럼에도 노동현장의 특권과 반칙 타파 및 이중구조 해소, 중대재해 감축 패러다임 전환 및 적극적인 일자리 정책 강화 등 여러 측면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이뤄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여러 전문가들은 이 장관을 비롯한 고용부가 노사법치의 기반을 확립해 불공정한 관행을 개선하고,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을 만한 일자리 정책을 성실하게 추진했다고 입을 모은다.

◇출범 초기 근로손실일수 역대 정부 최저…노사 모두에 공평무사한 기준 적용

이 장관은 힘이면 모든 게 통했던 기존의 노사관행을 없애는데 우선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임금체불·포괄임금 오남용·직장내 괴롭힘·부당노동행위·불공정 채용 등을 '노사불문 5대 불법부조리'로 규정하고 신고와 감독 강화 등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정부 출범 초기 근로손실일수가 역대 최저로 낮아지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2017년 박근혜 정부 때 64만일에서 2017년 문재인 정부 때 114만일로 크게 늘어났던 근로손실일수는 지난해 26만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노사분규 감소로 근로현장의 생산성이 뛰어올랐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근로손실일수는 노사분규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근로일수로 측정한 지표다. 1일 근로시간(8시간) 이상 조업이 중단된 노사분규 발생 사업장을 대상으로 산출하는데, 계산 방식은 '파업기간 중 파업 참가자수×파업시간÷8시간'이다.

또 IT업계에서 특히 잦은 것으로 알려진 '공짜 야근' 근절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포괄임금 오남용 기획 감독을 실시하고, 원하청 상생협약을 마련해 '이중구조 해소'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이같은 움직임은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노동시장 약자보호를 위한 긍정적 변화의 신호탄으로 호평받고 있다.

이밖에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통해 기존의 '규제와 처벌'에서 '자기규율과 엄정책임' 위주로 산업안전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외국인력 도입 규모를 역대 최대인 11만명으로 확대해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노동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점 역시 인정받고 있다.

◇문제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명확한 원칙과 뚝심이 필요할 때

이 장관은 오는 7월까지 국민 6000명을 대상으로 집단 심층 인터뷰(FGI·Focus Group Interview)를 실시해, 그 내용을 새로운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의 토대로 삼을 계획이다. 올 하반기의 가장 큰 숙제다. 개편안이 확정되면 9월 열릴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할 전망이다.

더불어 노동시장에서의 '공정성' 확보 차원인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구조 해소'는 더욱 속도를 낸다. 지난 2월 출범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내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위원회가 다음달말 쯤 운영을 끝내고 공개할 연구결과를 기본으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친 뒤 관련 법안 마련에 돌입한다.

이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년간의 점수를 스스로 매겨달라는 질문에 "평점은 졸업해야 알 수 있다"라며 "지금은 열심히 일하기도 바쁘다. 나중에 그만두면 점수가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큰 틀에서 볼 때는 노동개혁의 과제와 목표를 비교적 잘 설정했다고 본다. 특히 노사법치주의를 확립해 그동안의 불공정하고 비합리적인 관행들에 대해 엄정한 자세를 취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 "다만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과 관련해 원칙과 철학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한 점은 다소 프로답지 못하게 느껴져 조금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이어 "노동계를 상대로 노사법치주의 적용과 사회적 대화를 어떻게 병행해나갈 지가 큰 과제다. 기성세대가 아닌 미래세대를 보고 현실을 고쳐나가야 하며 정치적 고려 없이 뚝심있게 철학을 실현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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