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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카자흐, 러시아 무장반란 사태 두고 ‘으르렁’

벨라루스-카자흐, 러시아 무장반란 사태 두고 ‘으르렁’

기사승인 2023. 06. 2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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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카예프 "무장반란은 러시아 내부 문제일 뿐" 선 그어
루카셴코, 카자흐 전 대통령과 통화하며 현 정부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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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그룹의 진군 철회를 이끌어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왼쪽)은 25일(현지시간)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전 대통령(오른쪽)과 전화 통화를 갖고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벨라루스 대통령 공보실이 밝혔다. /사진=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 기록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반기를 들고 모스크바 턱밑까지 진격했던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진군 철회를 이끌어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이번 사태와 거리를 뒀던 카자흐스탄 현직 대통령을 조롱했다.

카자흐스탄 일간 프레스지는 26일(현지시간) 루카센코 대통령이 전날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초대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고 벨라루스 대통령실 공보실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루카센코가 현직 대통령인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가 아닌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것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카자흐스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외국과의 관계를 포함한 외교정책의 결정은 현직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양국 관계는 현직 대통령들 사이에서만 논의될 수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는 말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바그너그룹이 무장반란을 일으킨 지난 24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가진 토카예프 대통령이 "현재 진행 중인 일련의 사건(무장반란)은 러시아 내부의 문제"라며 거리를 둔 것에 대해 루카센코 대통령이 조롱을 한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우라즈갈 셀테에예프 정치평론가는 "지난해 개헌을 통해 7년 단임제를 도입하는 등 민주적 개혁과 새로운 외교 정책(탈러시아화·중립외교)을 지향하는 토카예프와 푸틴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루카셴코는 개념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며 "이번 해프닝은 루카셴코의 카자흐스탄 전체 지도부에 대한 루카센코의 의도적인 트롤링(조롱)"이라고 분석했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옛 소련 시절인 1989년 카자흐스탄 공산당 최고통치자인 제1서기(서기장)직에 올라 1991년 소련 붕괴 이후부터 2019년 자진 사임할 때까지 약 30년간 대통령직을 역임한 바 있다. 특히 그는 1994년에 집권해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 불리며 오늘날까지 집권 중인 루카셴코 초대 대통령과 함께 재임기간 동안 유라시아경제연합, 상하이 협력기구 및 CSTO(구 소련 집단안보기구) 창설 등 러시아 중심의 유라시아 질서 설립에 앞장서면서 푸틴 대통령과도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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