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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사무총장, 7100명 이상 사망, 민간인 보호 시급할 때 하마스 테러 정당화 발언

유엔 사무총장, 7100명 이상 사망, 민간인 보호 시급할 때 하마스 테러 정당화 발언

기사승인 2023. 10. 25.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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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하마스 공격, 진공 상태서 발생한 것 아냐"
이스라엘 "구테흐스, 테러 옹호자", 사퇴 요구 ...외무장관, 구테흐스 면담 취소
사망자 7100명 넘어 민간인 보호 시급할 때 불필요 논란 초래
USA UNITED NATIONS ISRAEL PALESTINIANS GAZA CONFLICT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문제를 의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정당화하는 듯한 발언을 해 이스라엘 측이 '테러 옹호론자(apologist)'라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사퇴를 요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 문제를 의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하마스의 공격이 진공 상태(vacuum)에서 발생한 게 아니라는 점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은 56년간 숨 막히는 점령에 시달려왔다"고 말했다.

◇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하마스 공격, 진공 상태서 발생한 것 아냐"..."이스라엘 가자지구 공습, '국제 인도법' 위반"
하마스, 이스라엘 민간인 공격·납치도 비판 불구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습에 초점

이어 구테흐스 총장은 "그들은 그들의 땅이 (유대인) 정착촌에 의해 꾸준히 잠식되고, 폭력에 시달려 왔으며 경제는 질식당했고, 사람들은 쫓겨났으며 집이 파괴되는 것을 목격했다"며 "그들의 곤경에 대한 정치적 해결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열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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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라드 에르단 유엔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사람들의 가족들과 함께 중동 정세에 관해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공격과 납치도 비판했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 따른 민간인 희생자 급증에 대한 비판에 초점을 맞췄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에 대한 지속적인 포격과 파괴, 그리고 민간인 사상자 수준이 '공포스러울 정도(alarming)'로 '명백한 국제 인도법' 위반이라며 모든 분쟁에서 민간인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paramount)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가자지구에 대한 식량·물·의약품·연료 공급을 위해 인도주의적 휴전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이스라엘군의 끔찍한 공격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집단적 처벌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스라엘을 특정하지 않으면서도 "민간인 보호는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피난처·식량·물·의약품·연료도 없는 (가자지구)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명령한 다음 남쪽 그 자체를 계속 폭격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다만 구테흐스 총장은 하마스를 지칭하지 않으면서도 "민간인 보호가 결과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인질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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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분쟁을 다루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하마스에 납치된 사람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연설하고 있다./EPA·연합뉴스
◇ 이스라엘 "구테흐스, 테러 옹호론자", 사퇴 요구...이스라엘 외무장관, 구테흐스 총장 면담 취소

'공백' 발언에 이스라엘 측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테러 옹호론자'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사퇴를 요구했다.

안보리 회의에 이해 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한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하마스에 의한 민간인 희생을 조목조목 소개하면서 "사무총장은 대체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으신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코헨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구테흐스 총장과의 면담을 취소했다고 밝혔다고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이 전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구테흐스 총장의 발언이 '끔찍하다(horrible)'며 "우리 지역의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이라면서 그의 사퇴를 요구했다.

에르단 대사는 "그의 발언은 테러주의와 살인을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학살에 이해를 표하는 것이라며 "그런 끔직한 견해를 사람이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이후 만들어진 조직(유엔)의 수장인 사실이 슬프고,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스라엘 제2야당 국가통합당(NUP) 대표로 지난 11일 전시 내각에 참여한 베니 간츠 전 국방부 장관은 'X'에 "유엔 사무총장이 테러를 묵인하는 시대는 어둡다"고 적은 후 "그 어떤 것도 무고한 민간인 학살을 정당화할 수 없고, 지금이야말로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거나, 역사의 심판을 받을 때"라며 "테러 옹호론자들은 세상을 대표해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TOI는 전했다.

구테흐스 총장의 발언은 이번 전쟁으로 민간인 등 사망자 수가 7000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켜 민간인 보호라는 당초 의도와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없는 실언으로 평가된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한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수가 57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4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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