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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명의 유령법인 만들어 범죄조직에 넘긴 일당 32명 검거

노숙인 명의 유령법인 만들어 범죄조직에 넘긴 일당 32명 검거

기사승인 2023. 11. 1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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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등 22명 명의로 유령법인 38개 설립→대포통장 125개 유통
전화금융사기 피해자 101명, 피해금원 68억 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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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통장 조직 및 대포통장 개설·유통 과정. /경기남부경찰청
노숙자들의 명의로 유령법인을 만든 뒤 법인 통장 계좌를 개설해 범죄조직에 대포 통장을 제공한 일당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조직,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30대 총책 A씨 등 32명을 검거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이 가운데 A씨와 주요 조직원 2명, 이미 실형을 선고받아 수감 중인 조직원 9명 등을 추가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0년 9월부터 경기·대전·대구 등에서 노숙인 등 22명의 명의로 유령법인 38개를 설립한 뒤 법인 계좌 125개를 개설해 불법 도박사이트와 전화금융사기 등 범죄 조직에 제공하고 사용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주거가 불분명한 노숙인·신용불량자에게 100만~200만원을 주겠다고 접근해 인감증명서 등 법인설립에 필요한 서류들을 발급받고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동네 선후배들로 점조직처럼 4~5명씩 꾸려 '통장개설팀과'과 'A/S 팀'에 배정돼 전국 각지로 나뉘어져 활동했다.

통장개설팀은 주거가 확실치 않은 노숙자나 신용불량자에게 접근해 100만~200만원을 주고 인감증명서 등 관련 서류를 넘겨받아 법인을 설립하고 통장을 개설했다.

A/S팀은 법인 서류를 관리하고, 만들어진 계좌들의 금전 흐름을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

범죄조직들에 통장을 넘기는 역할은 대부분 A씨가 도맡아 진행했다. A씨는 월 80만∼200만원을 받고 국내외 도박사이트 등에 계좌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개설한 대포통장의 입·출금 규모는 1조8200억원 달한다.

유통된 125개 계좌는 전화금융사기 또는 도박사이트 등 범죄조직이 사용했다. 1차 계좌(총 5501억원 입금)로 54개 계좌를 사용하고, 나머지 계좌들은 1차 계좌에 입금된 금원을 분산 이체한 2~3차 세탁계좌로 사용했다.

2~3차 계좌 입금액은 입금 직후 모두 또 다른 계좌로 송금되거나 출금됐다. 1차 계좌 입금액 중 전화금융사기 피해자는 101명, 피해금액은 68억원 상당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전화금융사기 범행에 사용된 71개 계좌에 대해 모두 지급정지 조치하고 A씨 등 주요 조직원 32명은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은 물론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했다.

경찰은 이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범죄에 이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령 법인 계좌 900개를 추가로 확인, 수사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금융사기 등 범죄조직의 물적 기반인 대포물건 등 범행수단 차단을 위해 지속적인 단속과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명의를 대여해 주고 대포 물건을 생성하는 범행에 가담할 경우 관련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금전적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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