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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지극히 사적인 식단과 21세기 식생활 교육

[기고]지극히 사적인 식단과 21세기 식생활 교육

기사승인 2023. 11.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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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진 농촌진흥청 농식품자원부장(1)
윤동진 농촌진흥청 농식품자원부장
건강수명은 본인과 가족뿐 아니라 미래 세대 전체에게 중요하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각종 암, 비만, 당뇨 등 비전염성질병(NCD)은 유전적 인자보다 생활 습관, 장내 미생물 등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즉, 후천적 관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식습관이 가장 대표적이다. 최근 개인 매체(SNS)와 방송에는 음식과 맛집, 어디에 좋다는 광고성 기사와 주장이 넘쳐난다.

세계 각지에서 몸에 좋다는 소재, 건강 보조제가 한국 소비자를 향해 몰려오고 있다. 다양하고 풍요롭지만 건강할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그 나라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일부 계층만 찾는 경우가 많다.

소득수준이 높고 식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나라는 어려서부터의 식생활 교육으로 제철, 인근 지역 신선 농산물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과 자연, 전통을 지키는 지름길이란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가공 단계를 덜 거치고 인공적인 첨가물을 줄이려는 사회적 합의와 이를 반영한 품질 제도, 산업 육성 전략이 확고하다.

식자재를 중시하는 요리 문화, 와인, 식초, 치즈, 햄 등 생산지 중심 명품 생산 체계와 유통 조직을 갖추고 있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포장 식품의 당, 나트륨, 영양을 종합해 채점(Nutri-score)하고 제품 포장지 전면에 신호등 방식으로 녹색에서 빨간색까지 5단계로 표시하고 있다.

북유럽 국가들은 수십 년 전 전부터 동일 품목군 가운데 식이섬유, 당과 염분 등을 따져 노르딕 식단 기준에 맞으면 열쇠 구멍(keyhole) 마크를 허용하고 있다. 전자 제품의 에너지 효율처럼 기왕이면 건강에 도움이 될 식품을 선택하자는 취지이다.

일방적 강요보다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도록, 과학과 디지털로 소통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그래서 데이터 생산과 활용이 주목받고 있다. 가공식품은 제조업체가 영양성분을 포장지에 표시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이를 모아 공개한다.

반면 신선 농산물 등은 농촌진흥청이 담당하고 있다.

올해 5월에 발표한 국가 표준 식품 성분 데이터베이스(식품 성분 DB)에는 식품 3259점의 영양성분 130종을 포함해 총 데이터 65만여 건을 수록하고 있다.

양으로는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질적인 면에서도 열량 수치뿐 아니라 다양한 영양성분, 기능 성분을 강화하고 있다. 한 예로 허브류에 많다고 알려진 로즈마린산의 경우 깻잎이 월등하게 많이 함유하고 있다.

영양 불균형(malnutrition)의 문제는 기아와 과잉을 포괄한다.

지구 한편은 먹을 것이 없어 굶거나 성장이 지체되는 반면 다른 한쪽은 지나친 영양 수급으로 만성 성인병에 시달리고 있다.

관련 다이어트 산업과 비만 치료제 시장은 천문학적 규모로 추산된다.

모든 현상이 연결된 초연결 사회에서 단일 해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식탁에서, 시장에서 매일 매일의 선택이 모여, 농업 생산을 바꾸고 이를 연결고리로 물과 에너지, 기후변화, 동물복지, 생태 다양성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만약 미래 세대가 세계 시민, 나아가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고자 한다면 기성세대와 언론이 나서서 식생활의 의미를 익히고 토론할 기회의 장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늘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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