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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오너家 전면으로…최태원 ‘위기돌파’의지

50대·오너家 전면으로…최태원 ‘위기돌파’의지

기사승인 2023. 12. 0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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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원 SK 수펙스 의장 2인자 등극
60대 부회장 경영 일선서 물러나
7개사 CEO 교체…젊은 리더들 기회
조직 효율화‥위기대응 위한 인적 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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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서든 데스(Sudden Death)' 위기 돌파 카드는 오너가(家)를 앞세운 책임경영 강화와 50대 리더를 전면에 배치한 과감한 인적 쇄신이었다.

최 회장은 글로벌 복합위기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이번 인사에서 드러냈다. SK그룹을 함께 이끌던 60대 부회장 4인은 일선에서 물러나고, 50대 안팎의 젊은 대표이사들을 대거 등용했다. 그러면서 신규 임원 수는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였다. 세대교체와 성과주의, 조직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한 셈이다.

특히 최 회장은 '복심'으로 꼽히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이하 SK수펙스) 의장에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낙점했다. SK디스커버리는 최 부회장이 개인 최대 주주로, 그룹 내에서도 사실상 독립경영체제로 운영돼왔다. 그러나 최 회장은 최 부회장을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 수장으로 불러들이면서 '따로 또 같이'라는 그룹 전체의 경영 방침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SK수펙스의 투자 기능을 SK㈜에 넘기고, 그룹사간 소통 창구로서의 역할을 확립했다. 대신 SK㈜가 지주사 본연의 포트폴리오 관리 기능을 강화하면서, 투자자산 관리를 도맡는다.

7일 SK그룹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조대식 SK수펙스 의장, 장동현 SK ㈜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오랜 기간 SK그룹 경영 일선에 나섰던 CEO들이 경영자문 및 조력 역할을 맡게 됐다. 이와 함께 7곳의 계열사 CEO가 새로 선임되며 젊은 경영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최 회장은 앞서 경기 회복이 늦어지는 현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서든 데스'에 대한 우려로 표현했다. 사전적 의미는 '돌연사'지만, 스포츠 경기에서는 먼저 득점하는 사람이 우승하고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는 상황을 의미하기도 한다. 결국 빠르게, 확실히 변하지 않으면 게임이 끝나버린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특히 SK그룹의 사업 핵심인 첨단 기술 분야에선 무역 장벽이 높아지고, 규제도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에 이런 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고심해 인재들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 관련 조직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SK수펙스 내에 있던 투자 관련 조직은 SK㈜로 이관해 통합했다. 또 글로벌 오피스도 SK㈜로 옮겼다. 수펙스는 그룹 내 의사소통기구로, SK㈜는 투자 전략을 총괄하는 지주사로서 교통정리를 확실히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최 회장은 그룹 투자 기능을 일원화하고, 효율적 투자를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최 회장은 '서든 데스'를 언급했던 CEO세미나에서 "투자 시스템이 잘 작동하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 진출을 위한 솔리다임 인수, SK㈜의 수소전지회사 '플러그파워' 인수 등 성과를 내지 못한 사례가 늘면서 내년에는 신중한 투자 기조가 전망된다.

실적이 부진한 SK이노베이션에도 대대적 쇄신을 단행해 위기에 빠르게 대응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룹 전반적으로 쇄신 규모가 컸지만, 신규 선임 임원은 최소화했다. 올해 신규 선임 임원은 82명으로, 지난해 145명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코로나19로 어려웠던 2021년에도 107명이 임원으로 승진했지만, 올해는 대부분의 관계사가 조직을 효율화하면서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SK 측은 "그룹 경영전략인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력 강화를 위해 각 사별로 인사를 진행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인사에서 최 회장은 좀 더 젊고 다양한 임원진을 구성하면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는 의지를 담았다. 신규 선임 임원의 평균 연령은 48.5세로, 지난해(49세)보다 0.5세 어려졌다. 최연소 임원은 34세인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다. 또 여성임원은 올해도 8명이 신규선임돼, 총 53명으로 전년 대비 3명 더 늘어났다.

SK그룹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이뤄진 큰 폭의 세대교체 인사는 각 사가 지정학적 위기와 국내외 경기침체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각 분야 최고의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전환점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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