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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성희롱 피해자 10명 중 3명은 남성…“사회적 인식 개선 필요”

말레이시아 성희롱 피해자 10명 중 3명은 남성…“사회적 인식 개선 필요”

기사승인 2024. 01. 3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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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말레이시아 페를르스주 캉가르시에서 열린 성희롱 방지 프로그램에 참석한 여학생들이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트레이트타임스(New Straits Times)

말레이시아 직장 또는 가정에서 일어난 성희롱 피해자 10명 중 3명은 남성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말레이시아 여성가족커뮤니티개발부 산하 비영리단체인 사회지원센터(PSSS)가 31일 발표한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희롱 피해자의 29%에 해당하는 351명이 남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 12차 성희롱 방지 로드쇼(Advocacy Anti-Sexual Harassment)에 참석한 성희롱 피해자 121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낸시 슈크리 여성가족커뮤니티개발부 장관은 "2023년 6월 6일부터 10월 2일까지 경찰에 신고된 성희롱 접수 건수 762건 중 167건이 남성 피해자"라며 "이들은 주로 직장과 가정에서 음담패설 및 성적인 농담 등 성희롱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겪었다"고 말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성희롱 피해 건수가 가장 높은 지역은 끄다(160건), 끌란딴(143건), 사바(116건)로 대도시보다는 농어촌 지역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어촌이 도시에 비해 성희롱 예방교육이 부족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성희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법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남성 성희롱에 대해서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늘어나는 남성 성희롱을 막기 위해선 예방교육의 내실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말레이시아는 2011년 직장내 성희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자는 법안이 발의된 지 12년만인 2023년 3월 성희롱방지법(Anti-Sexual Harrassment Act)을 시행했다. 이 법안은 기존에 모호했던 성희롱의 정의를 확립하고 성희롱 방지 재판소 설치 및 사업주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여성가족커뮤니티개발부에 따르면 남성 성희롱 보고 건수는 2020년 24건, 2021년 60건, 2022년 61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남성 피해자 대다수는 별다른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있어 별도의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슈크리 장관은 "남성은 전통적인 성 역할을 강요받아 성희롱 문제를 가볍게 여기거나 문제제기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정부 차원에서 성희롱 방지 로드쇼 등을 적극 진행해 성희롱 문제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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