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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축구의 미래...‘유소년 클럽하우스’ 만들겁니다“

“韓 축구의 미래...‘유소년 클럽하우스’ 만들겁니다“

기사승인 2024. 02. 2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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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종하 포항 스틸러스 단장
1987년부터 포항서 축구선수 활약
1996년부터는 구단 프런트로 변신
유소년 시스템 국내 최초로 도입
타 구단보다 유스 출신 비율 월등
해외구단 진출땐 재정에 큰 보탬
이종하 포항스틸러스축구단 단장
이종하 포항 스틸러스 단장이 지난 19일 경북 포항시에 위치한 구단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성일 기자
"축구인 출신으로 좋은 선수를 육성해서 그 선수가 프로에 진출하고 거기서 활약한다면 이거야말로 우리나라 축구 발전에 기여하는 정답이 아니겠어요?"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 구단을 이끌고 있는 이종하(60) 단장을 최근 경북 포항의 구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내 청춘을 다 바친 팀에서 단장으로서 마지막 모든 열정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년 1월 취임해 1년 여간 포항을 이끌어 온 이 단장은 자신을 뼛속까지 '포항맨'이라고 말한다. 1987년 축구선수로 포항에 발을 디뎠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1996년 구단 프런트로 변신해 지금까지 28년째 일하고 있다. 축구계에서 보기 드는 선수 출신 단장인 그는 주무에서 시작해 최고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그의 말대로 "포항에 뼈를 녹였다"고 보면 된다.

1973년 창단한 포항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프로축구 최고 명문구단 중 하나다. K리그 우승 5회,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 5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3회 등을 달성하며 포항시민의 자랑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걸맞게 1990년 국내 최초로 2만명 규모의 축구전용구장을 개장했고 클럽하우스와 유소년(유스) 시스템 역시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특히 오랜 시간 꾸준한 투자로 체계를 잡아 온 유소년 시스템은 포항 '화수분 축구'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포항은 최근 몇 년간 '저비용 고효율'의 대명사로 통한다. 2023시즌 구단 연봉 총액이 94억 3257만 5000원으로 K리그 12개구단 가운데 9위였지만 성적은 2위였다.

"고(故) 박태준 포스코 회장님은 인재 육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셨습니다. 비즈니스때문에 영국에 가셨다가 선진 축구 시스템을 보신 후 유스 시스템을 강조하셨어요. 구단은 물론 한국 축구의 미래가 유소년 축구에 있다고 내다보신 거죠. 회장님의 지시로 유스 시스템을 적용하고 육성하기 위해 1984년 포항제철(포철)중학교 축구부가, 1985년 포철공고, 1988년 포철초등학교 축구부가 각각 창단했는데 이 때부터 유스 시스템이 시작됐어요. 2003년에는 각급 축구부를 클럽 소속으로 완전히 전환해 국내 처음으로 선진국형 선수 육성 클럽 시스템을 도입하며 우수 선수 자체 육성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종하 포항스틸러스축구단 단장
이종하 포항 스틸러스 단장이 지난 19일 경북 포항시에 위치한 구단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성일 기자
포항은 선수단 중 유스 출신 비율이 꾸준히 30~40%를 차지한다. 이는 타 구단들에 비해 높다. 외국인 선수 비율이 낮았던 시절에는 50%가 넘어가기도 했다. 잘 육성한 선수를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오랜 경험과 꾸준한 투자, 지도자들의 충성도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지도자들 역시 유스 출신이 다수다. 구단의 문화와 특성을 그만큼 잘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스코틀랜드 명문구단 셀틱처럼 완전한 자급자족 시스템을 갖춘 셈이다.

"프로구단을 운영에 있어 유스 시스템을 제대로 정착시키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발굴한 선수들을 단계별로 육성해 프로무대에 진출시키면 외부 영입 없이도 팀 전력은 자연스럽게 강화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선수들이기 때문이죠. 나아가 이런 선수들이 세계로 진출하게 되면 구단의 재정에도 큰 보탬이 되는 거죠. 외부 영입에 들어가는 이적료를 줄일수 있고 이렇게 아낀 돈은 다시 유스 투자에 들어가는 거죠. 이게 화수분입니다. 유스 시스템의 힘이 이렇게 커요. 포항이라는 명문구단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 단장은 유소년 축구가 잘 정착되기 위해서는 사명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성원들이 사명감을 가져야 해요. 이 선수를 잘 육성하면 국가에 공헌하는 것이라는 생각 같은 거죠.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결과가 불투명하다고 유스 투자를 축소한다면 미래가 무너질 수 있어요. 포항의 유스가 축구 양성소로서 제 역할을 하도록 투자를 이어갈 생각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유소년들만 함께 모여 훈련할 수 있는 유소년 전용 클럽하우스의 건립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 단장은 K리그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포항의 선전을 기대했다.

"박태하 감독이 새로 왔고 선수 변화도 있었어요. 전력이 안정 궤도로 접어들었다고 봅니다. 일단 상위 그룹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에요. 기대하고 있는 선수는 충북 청주에서 데려온 190cm 장신 조르지와 국내파로는 이호재 등이다. 오베르단이 패스해주고 조르지와 이호재가 해결해주는 그림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종하 포항스틸러스축구단 단장
이종하 포항 스틸러스 단장이 지난 19일 경북 포항시에 위치한 구단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성일 기자
이종하 포항스틸러스축구단 단장
이종하 포항 스틸러스 단장이 지난 19일 경북 포항시에 위치한 구단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성일 기자
이종하 포항스틸러스축구단 단장
이종하 포항 스틸러스 단장이 지난 19일 경북 포항시에 위치한 구단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성일 기자
이종하 포항스틸러스축구단 단장
이종하 포항 스틸러스 단장이 지난 19일 경북 포항시에 위치한 구단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성일 기자
이종하 포항스틸러스축구단 단장
이종하 포항 스틸러스 단장이 지난 19일 경북 포항시에 위치한 구단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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