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볕들 날 올 줄 알았는데”…역대급 실적 달성한 카카오, 주가는 연일 ‘뚝뚝’

“볕들 날 올 줄 알았는데”…역대급 실적 달성한 카카오, 주가는 연일 ‘뚝뚝’

기사승인 2024. 03. 03. 18:0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8조원 최대 매출 타고 상승후 꺾여
실적발표후 10% '뚝' 연일 내리막길
개미들 하루새 1428억어치 순매도
전문가 "갖은 악재에 차익실현 나서"
basic_2022
카카오가 작년 8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치 매출액을 달성하며 호기로운 기세를 보였지만, 최고경영자(CEO)·회계변경 리스크 등에 발목이 잡혔다. 실적 발표 당일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지만, 다음 거래일부터 연일 내리막길을 걸으며 냉담한 시장 반응을 마주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했던 주가조작 관련 CEO 리스크 등이 여전히 불안요소로 인식되면서 투자자들이 급등한 시점을 '탈출' 기회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일각에선 최근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매출 인식 기준을 순액법으로 변경하면서 3000억원이 넘는 매출 감소가 예상돼, 주가 하방압력을 키웠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14% 하락한 5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실적 발표 후 최고가(종가기준)와 비교하면 9.97% 하락한 규모다.

카카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2% 증가한 8조1058억원이었다. 사상 최대치 실적 소식과 함께 시장의 기대도 커지면서 카카오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실적이 발표됐던 지난달 15일 카카오 주가는 장중 최고 12%까지 뛰었고, 7.8% 오른 5만9200원에 마감했다.

증권사들도 이러한 시장의 분위기에 맞춰 카카오에 대한 장밋빛 전망들을 내놨다. 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 등을 포함한 14개 증권사들이 일제히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4분기에 이어 올해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둔 것이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느린 국내 광고 업황 회복세 속에서도 톡비즈 광고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부분이 긍정적"이라며 "실적 모멘텀이 올해 상반기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실제 카카오의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 중이다. 실적 발표 이후부터 지난달 29일까지 10% 떨어졌으며, 총 10거래일 중 8거래일동안 하락 마감했다. 호실적 영향으로 치솟았던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한 셈이다.

카카오의 주가가 힘을 받지 못했던 이유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물량을 내놓으면서 상승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15일 하루 만에 142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작년부터 시작해 CEO 리스크 등 갖은 악재들이 이어져오고 있는 만큼 주가가 급등했을 때 조금이라도 챙기기 위해 차익실현 매도에 나선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한 의혹을 받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경영진들이 검찰에 송치됐으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또한 조사를 받게 됐다.

이에 더해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인식 회계 기준을 순액법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해 3000억원이 넘는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분식회계 혐의에 고의가 있다고 판단돼 금융당국으로부터 최고 수위의 제재를 사전 통지 받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선 이 같은 리스크들이 실질적으로 카카오 주가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을 내놨다. 최근 정부 밸류업 정책으로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가 부각되면서, 발생한 자금 이동도 카카오 주가에는 부정적이었다. 카카오의 PBR은 2.17배다.

익명을 요구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카카오모빌리티 이슈가 나왔을 때, 실제로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보면 투자자들이 관련 리스크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수급적인 부분에서도 저PBR 관련 얘기들이 지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로 쏠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