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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교 학교로 몰려드는 비중국계 말레이인…전문가들 “국립학교 수준 높여야”

화교 학교로 몰려드는 비중국계 말레이인…전문가들 “국립학교 수준 높여야”

기사승인 2024. 03. 0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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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중국계 초등학교 재학생 중 비중국계(말레이계, 인도계) 학생 숫자가 최근 10년새 두 배가량 증가했다. /말레이시아중국계연합(Malaysia Chinese Association)
말레이시아의 중국계 초등학교에 다니는 비중국계 학생의 숫자가 최근 10년새 두 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낮은 국립학교 교육 수준을 지적하고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정책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 더스타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2020년 중국계 초등학교 재학생 중 비중국계 학생 비율이 2010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계는 2010년 9.5%에서 2020년 15.33%로 증가했고, 인도계는 같은 기간 1.67%에서 2.75%로 늘었다.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말레이시아는 민족별, 언어권별로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말레이시아 학교는 크게 말레이어 교육과정을 채택한 국립학교(Sekolah Kebangsaan, SK), 중국계 학교(Sekolah Jenis Kebangsaan Cina, SJKC), 인도계 학교(Sekolah Jenis Kebangsaan Tamil, SJKT)로 구분된다. 기존에는 민족별 출신 집단별로 학교를 선택했으나 최근에는 말레이계, 인도계 학생들도 중국계 학교인 SJKC를 선택하고 있다.

반면 국립학교에 진학하는 중국계, 인도계 비율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계는 2010년 1.17%에서 2020년 0.73%로 줄었고, 인도계는 3.15%에서 2.63%로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교육 전문가들은 국립학교와 중국계 학교의 교육 수준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서비스 업체 니나 애들런 디즈니 전무이사는 "부모들이 자녀를 중국계 학교에 보내는 결정적 요인은 교육의 질 차이로, 특히 과학·수학 교육 수준이 국립학교보다 높다"며 "정부가 국립학교에서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자원과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선 국립학교의 종교 과목 비중을 줄이고 수학·과학 등 필수과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트위터 사용자(Rejaie Arbee)는 지난 2022년 "이슬람 종교 과목 수업 시간이 주당 5시간으로 수학(2.5시간), 과학(1.5시간)보다 비중이 높다"며 "국립학교가 아니라 종교학교다"라고 지적해 많은 공감을 받았다.

특히 내년부터는 말레이시아 교육과정에서 과학과 수학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도록 하는 이중 언어 프로그램(Dual Language Programme)이 축소·폐지되면서 핵심 교육과정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누르 아지마 압둘 라힘 교육을 위한 학부모 행동단체 회장은 "국립학교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필수과목인 수학, 영어, 과학교육을 대폭 강화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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