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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 몸집비해 강펀치…“다음 타자는 문학”

한국문화, 몸집비해 강펀치…“다음 타자는 문학”

기사승인 2024. 03. 0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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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가디언 '한국문화 세계정복 비결'분석
디즈니 임원 "모두가 한국콘텐츠 원한다"
SKOREA-THAILAND-MUSIC-KPOP-ENTERTAINMENT
한국 보이밴드 NCT/ AFP 연합뉴스
'목욕재계한 뒤 달팽이 분비물이 가미된 안면 마스크를 하고 블랙핑크를 듣는다. 점심으로 비빔밥 한 그릇을 먹으며 봉준호 영화를 감상한다. 저녁엔 양념치킨 안주에 딸기소주를 마시면서 넷플릭스 좀비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을 본다. 한국에 안 가고도.'

영국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세계를 정복한 한국문화의 비밀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에서 K팝, K뷰티부터 영화, 패션을 아우르는 분야에서 한국이 몸집에 비해 강펀치를 날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을 '문화 슈퍼파워'로 부르면서 한류 성공원인을 분석한 내용을 요약한다.

K팝은 미국, 영국 팝뮤직 차트에서 일상적으로 1위에 오른다.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에서 역대 최다관람 기록을 세운지 3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지 4년이 흐른 지금 걸 그룹 '트와이스'가 빌보드 앨범순위 1위에 오르는 등 거대한 한류의 흐름은 멈출 줄 모른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25억 달러(약 3조3232억 원)투자를 발표하고 디즈니와 애플TV+는 더 많은 한국 콘텐츠를 주문한다. 디즈니의 한 임원은 "모두가 한국 콘텐츠를 원한다"며 "이제 한류가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고 했다. 지난 2월엔 BBC가 K팝 슈퍼스타를 다룬 '강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BBC 관계자는 "한국이 현대 창작세계의 중심"이라고 전했다.

한국은 그동안 주로 자동차, 가전, 북한 때문에 해외에 알려졌지만 이제 급류가 된 '한류'가 '문화 슈퍼파워' 한국을 보증하고 있다.

일부에선 김대중 정부 이래로 국가가 주도한 문화 수출상품화 전략이 주효했다고 주장하지만 민간 차원의 성공을 정부가 간접 지원할 때 효과가 더 컸다는 주장도 있다. 정부 지원을 받는 한국콘텐츠진흥원, 국제문화교류재단, 한국영화진흥위원회 등이 한류의 우산 역할을 한다. 한국영화예술원과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창작예술가들을 길러낸다.

K장르는 팝뮤직, 드라마, 영화뿐 아니라 뷰티, 패션, 음식과 문학으로 계속 퍼져나가고 있다. 시장조사회사인 '스트레이츠 리서치'는 최근 2030년 K뷰티 시장은 180억 달러(약 24조원)규모가 될 것이라고 했다. K푸드도 현기증 나는 상승궤적을 그리고 있다. 한국 콘도그(corn dogs)는 미국에서 최근 가장 많이 찾는 길거리 간식이 됐고 영국 슈퍼마켓엔 김치가 진열돼 있다. 요리사들은 음식에 고추장을 넣고 술꾼들은 소주를 찾는다.

한국 문화콘텐츠 수출은 2021년 124억 달러(약 16조5000억 원)로 가전과 전기차 수출액을 추월했다. 현대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BTS가 매년 한국 수출, 소비, 관광에 기여하는 가치는 36억7000만 달러(약 4조8818억 원)에 달한다.

K팝은 이제 스웨덴 작곡가, 이탈리아 의상 디자이너, 미국 안무가가 참여하는 국제 분업 무대가 됐다. K팝은 R&B와 힙합 등 국제적 장르에 중성적 보이그룹 바이브(분위기)같은 한국적 요소를 섞으면서 섹스와 폭력은 배제한다.

K팝은 또 빌보드 핫100과 영국 싱글차트에서 1위에 오른 BTS 멤버 정국의 영어 솔로 데뷔곡 '세븐'처럼 '타깃'으로 삼은 나라의 언어로 노래하면서 성공을 거둬오다가 이젠 아예 한국인이 아닌 K팝 가수들이 등장했다. 6명의 일본인 밴드 NCT위시, 미국인 소녀 그룹 Vcha등이 그 예다.

한류에 제동이 걸릴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되레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해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세종학당은 지난해 244개에서 270개로 늘어났다.

강인규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디지털 저널리즘학 교수는 "(한류의) 다음 타자는 문학"이라며 "아직 크게 주목받고 있지 못하지만 한국인의 뛰어난 이야기 기량은 영화, TV시리즈와 웹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평가들은 재미 한국인 1.5세 이민진 교수의 2017년 데뷔소설 '파친코'에 호평을 보낸 바 있다. '파친코'는 미니시리즈로 제작돼 애플TV+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강 교수는 "한 세기 동안 식민지, 분단, 가난과 독재 등 고난을 한꺼번에 겪고 이겨낸 한국인들의 경험이 문학을 깊이 있고 풍성하게 만들었다"며 "한국인들은 세계인들을 사로잡을 이야기를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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