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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열풍 분위기 직면한 中 부동산 시장

파산 열풍 분위기 직면한 中 부동산 시장

기사승인 2024. 03. 1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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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훙 주택도시농촌건설부장 강력 주장
파산할 기업은 파산해야 강조
당장 파산할 기업들 수두룩, 열풍 불듯
니훙
중국의 부동산 시장에 파산 열풍이 불 것이라는 사실을 예고한 니훙 주택도시농촌건설부장. 파산 기업의 CEO에 대한 처벌도 예고했다./징지르바오.
중국 정부가 거의 빈사상태에 빠진 부동산 시장을 인위적으로 무리하게 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력 피력함에 따라 한때 황금알을 낳다시피 했던 대형 개발업체들이 줄줄이 파산 열풍에 직면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우에 따라서는 결코 좋다고 하기 어려운 경제가 더욱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10일 보도를 종합하면 니훙(倪虹) 주택도시농촌건설부장은 전날 제14기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인대와 정협) 2차 회의를 계기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파산해야 할 부동산 기업은 파산해야 한다. 구조조정이 필요한 회사 역시 구조조정돼야 한다"면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어 "대중 이익을 해치는 시장 참가자는 단호하게 처벌받고 법에 따라 조사받아야 한다"고 강조, 파산하는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처벌이 향후 잇따를 것이라는 사실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러나 부동산 침체가 시스템적 위기로 번지는 것은 막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GDP(국내총생산)의 25%를 담당하는 산업의 잠재력이 아직 대단한만큼 시장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자신감 역시 피력했다.

이처럼 일선 최고 책임자가 생산적 파괴라는 용어를 써도 괜찮을 과감한 시장 재편을 통해 부동산 산업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함에 따라 향후 이어질 상황이 초미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게 됐다. 분위기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도 있다. 우선 부채비율이 100%가 넘거나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에 직면한 기업들은 특별한 예외가 아닌 한 덩치의 크기에 관계 없이 정리될 것이 확실하다.

기자회견
9일 열린 니훙 주택도시농촌건설부장 기자회견장 모습./징지르바오.
대표적으로 연초 홍콩 고등법원에서 청산 명령이 내려진 업계 2위 헝다(恒大·에버그란데)는 기사회생이 절대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3월 초 기준으로 갚아야 할 부채가 무려 2조3882억 위안(元·439조4000억 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상기할 경우 솔직히 아직 정리되지 않고 있는 것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수년 전부터 빚더미에 깔린 채 헤어나지 못하는 국영 위안양(遠洋)그룹과 이달 말 홍콩 법원에서 청산 심리를 받게 될 스마오(世茂)그룹 역시 공중분해될 가능성이 높다. 자산 총액이 도저히 계속 불어나는 부채 규모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단언해도 좋다. 이외에도 파산이나 강력한 구조조정에 내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은 하나둘이 아니다. 업계 순위 100위 내의 기업들 가운데 안전한 상황인 곳을 찾는 게 너무 어렵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그러나 5월 17일 홍콩 법원에서 청산 심리를 받게 될 업계 1위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 가든)이나 최근 탈세설까지 불거진 완커(萬科)는 최악 상황에 봉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워낙 부채가 헝다 못지 않게 많기 때문에 강력한 구조조정은 강요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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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심각한 중국 부동산 시장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한 매체의 만평./징지르바오.
현재 중국의 부동산 시장 상황은 니 부장이 연례 최대 정치 행사에서 괴로운 입장을 피력했을 정도로 정말 심각하다. 유명한 그림자 금융(비공식 금융기관)인 중룽(中融)국제신탁 같은 투자사들까지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대한 과도한 대출로 인해 줄줄이 파산에 내몰리는 현실은 무엇보다 이를 단적으로 잘 말해준다. 니 부장이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국면이라고 해야 한다.

다행히 이제 공은 던져졌다고 할 수 있다. 만약 당국의 의지가 제대로 구현될 경우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서서히나마 수렁에서 헤어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휘청거리는 경제에 나름 도움을 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만에 하나 계획대로 모든 것이 돌아가지 못할 경우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업계 일부에서 일본의 장기 불황을 초래한 부동산 시장 폭망 상황에 빗댄 '잃어버린 30년'이라는 끔찍한 용어가 등장하는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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