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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동성혼 합법화 길 열리나…위헌 여부 가릴 하급심 2건에 관심 고조

일본서 동성혼 합법화 길 열리나…위헌 여부 가릴 하급심 2건에 관심 고조

기사승인 2024. 03. 1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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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삿포로·도쿄지법서 각각 2심·1심 판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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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2월 삿포로 등 일본 내 5개 지방법원에 동성결혼의 위헌 여부를 재판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동성결혼 추진 단체 'marriage for all japan' 회원들. /출처=marriage for all japan 공식 사이트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 등의 규정의 헌법 위반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하급심이 다음주 2개 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어떤 판결이 나올 지가 일본 사회에서 초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동성결혼 금지 법안의 위헌 여부를 쟁점으로 일본의 5개 지방법원에 제기돼 있는 소송 가운데 2건에 대한 판결이 오는 14일 각각 삿포로와 도쿄 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서 나올 예정이다.

동성결혼 금지 법안에 대한 위헌 소송은 'marriage for all japan'이라는 명칭의 동성결혼 추진단체가 지난 2019년 2월 단체 회원 중 일부가 관할 지자체에 제출한 혼인신고서가 반려돼 정신적으로 고통받았다며 삿포로와 도쿄, 나고야, 오사카, 후쿠오카 등 5개 지방재판소에 제기한 것이다.

교도통신은 14일 삿포로에서 나올 판결은 첫 2심(고등법원) 판결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삿포로지방법원은 2021년 3월 17일 "동성끼리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혼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된다"며 일본 최초로 위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지금까지 5건의 지방재판소 판결에서는 가족관의 다양화와 파트너십 제도 도입 움직임을 배경으로 위헌에 무게를 둔 판단이 두드러져 이번 삿포로 2심 판결은 앞으로 일본에서 동성결혼을 둘러싼 논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삿포로 외 후쿠오카와 나고야지방재판소가 각각 2022년 12월과 2023년 5월 위헌 판결을 내렸고, 오사카지방재판소는 이보다 빠른 2022년 6월 합헌 의견을 내놓았다.

도쿄 판결의 경우는 지난 2022년 11월 애매하게 나온 1심 판결을 이번 재심을 통해 위헌 또는 합헌으로 명확하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당시 도쿄지방재판소는 헌법불합치와 유사한 '위헌 상태'라는 판결을 내렸었다.

쟁점은 공통적으로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현행 민법이나 호적법이 법 아래 평등을 규정한 헌법 14조 1항이나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본질적 평등을 내건 24조 2항 등에 위배되는 지가 기본적인 내용이다. 입법 조치를 둘러싼 국가의 배상 책임에 관한 판단도 초점이 된다.

원고 측은 동성 커플이 혼인의 법적 효과를 얻지 못해 이성 커플과의 차별적 취급에 해당한다고 강조하고, 중대한 권리 침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국회가 관련 입법 조치를 게을리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반면 국가 측은 헌법이 동성 간 혼인을 상정하지 않고 있다며 결혼 제도의 목적은 법적으로 남녀를 보호하는 것이며 합리성은 잃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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