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호주 자연재해 보상보험금 폭증, 보험료 인상...저소득층에게 재앙

호주 자연재해 보상보험금 폭증, 보험료 인상...저소득층에게 재앙

기사승인 2024. 03. 11. 13:1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Logan
2022년 대홍수로 총 24만4000건의 보험 청구가 이뤄지면서 호주 역사상 가장 많은 보상 보험금이 지급된 가운데, 보험사들이 가입자 감소와 보상금 증가로 더 이상 보험 운영을 하기 힘들어 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로간 시티
빈발하는 자연재해 때문에 재해 보상 보험 청구 금액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면서 호주 보험사가 보험료를 크게 인상하고 있다. 홍수 위험 지대에 위치한 주택의 경우 연간 보험금이 최대 1200만 원까지 인상됐으며, 보험료를 부담하지 못하는 저소득층은 자연재해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호주 에이비씨(ABC) 방송은 11일(현지시간) 2022년 호주를 덮친 대홍수로 약 7조 원 가량의 재해 보상금을 지급한 보험사가 홍수 위험 지대 주택에 대해 보험금을 인상하거나, 홍수 보험 특약 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부분 주택의 보험료가 50% 이상 인상됐으며, 수백만 명의 호주 주택 소유자들은 주택 보험료로 연간 1개월 분의 임금 상당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 인상은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과 농기계 피해를 보상하는 농장 보험료는 불과 몇 년 만에 두 배 이상 올랐다. 많은 농부들이 보험료로만 연간 한화 약 1억 원을 지불하고 있는 가운데, 보험료를 절약하기 위해 보험 가입을 포기하는 농장도 증가했다. 농산물 판매 수익 보다 보험료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호주 보험 협회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인플레이션과 함께 보험료가 크게 오른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지만, 재해가 일어나지 않은 지역 농장 보험료도 재해 지역 보험료 인상에 맞춰 오르면서 농부들의 좌절감도 커지고 있다.

보험 가입자는 줄어드는 가운데 보상 보험금 지급이 늘어나면서 보험사의 고민도 깊어졌다. 보험료가 매년 대폭 오르면서 약 80만 가구가 보험료를 아끼기 위해 재해 보상 특약 가입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가입자 증가 없이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재해 보험 보상금을 더 이상 지급할 수 없다며 재해 보상보험 가입 의무화를 추진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해 보상 보험 가입 의무화가 저소득층에 또 다른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약 보험 의무화로 보험료가 높아지면 보험 가입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취약한 호주인들이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모든 사고에도 무방비로 노출되어 "극도로 불안정한 상황"에 처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험사는 이제 정부가 나서야 한다면서, 홍수 위험 지역 주택의 개조나 재매입과 같은 노력을 통해 보험사의 과도한 위험 노출을 방지하는 노력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보험료를 부담하지 못하는 저소득층은 유일한 재산인 주택에 대한 안전장치를 전혀 갖지 못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