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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베트남 하노이 고려식당 폐업…마지막 북한식당 ‘철수’

[단독] 베트남 하노이 고려식당 폐업…마지막 북한식당 ‘철수’

기사승인 2024. 03. 1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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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이후 폐업한 베트남 하노이 고려식당의 모습. 마지막 북한 식당이었던 고려식당이 철수하면서 베트남 내에는 더 이상 북한식당이 남아있지 않게 됐다/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베트남에 남아 있던 마지막 북한 식당이 문을 닫고 철수했다.

11일 아시아투데이 취재 결과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 위치한 '고려식당'은 지난 3일 마지막 영업을 끝으로 철수했다. 현재 고려식당 내부 집기류 등은 철거됐고 식당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식당이 사용하던 건물 전체는 임대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다.

식당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본지에 "접객원(종업원)들도 북한으로 돌아갔거나 돌아갈 예정"이라며 "윁남(베트남)에서 내보내기 전에 자발적으로 정리해서 나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소식통은 "코로나19로 국경이 폐쇄되는 바람에 통상적인 기간보다 오래 (베트남에) 머무르느라 혼기를 놓친 탓에 일부(종업원)는 내심 귀국을 반기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의 일환으로 국경을 폐쇄했던 북한은 상황이 안정되자 지난해 8월 약 3년 7개월 만에 국경을 공식 개방했다. 베트남에서도 지난 연말부터 일부 외교인력·유학생 등이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돌아갔다.

고려식당의 철수도 '자발적 철수'의 모양새로 이뤄진 만큼 베트남 정부로서도 북한과 직접적으로 얼굴을 붉히지 않고 한국·미국 등과 국제사회에도 면을 세울 수 있게 됐다. 베트남은 정부 차원 외에도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과 당 간의 우호협력관계는 계속해 이어오고 있다.

고려식당이 철수하며 베트남 내엔 더 이상 북한 식당이 남아있지 않게 됐다. 앞서 2016년과 2017년 베트남 다낭과 호치민시에 있던 평양관과 고려식당이 각각 영업부진을 이유로 문을 닫고 철수했다.

이후 2017년 말 UN안전보장이사회(UN 안보리)가 유엔 회원국들에게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원을 차단하기 위해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2019년 12월 22일까지 본국으로 돌려보내도록 한 이후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 남아 있던 평양관과 고려식당의 향방이 거론됐다.

베트남은 지난 2020년 4월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북한 노동자 송환 최종 이행보고서에 자국내 31명의 북한 노동자가 남아 있는데 "북한의 코로나19 대응으로 국경이 폐쇄돼 돌아가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 밝혔다.

이후 평양관은 2020년 5월 문을 닫고 철수했지만 고려식당은 계속해서 영업을 해왔고 작년에는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기까지 했다. 다만 중국에서 생산돼 공급이 상대적으로 용이했던 대동강 맥주와는 달리 '평양소주'는 공수하지 못해 대신 한국 소주를 판매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식당은 안면인식기술 등 최첨단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북한의 해외 식당 사업은 대표적인 외화벌이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해외 식당 사업이 정점을 찍은 것으로 평가받는 2016년 경에는 전세계 130개의 북한 식당에서 최소 매년 4천만 달러(약 526억)에서 최대 1억달러(약 1315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국가 예산으로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2017년 UN 안보리 대북제재로 중국과 러시아 등을 제외하곤 해외 식당 대부분이 폐업한 상태다. 지난 2019년 캄보디아도 유엔 대북제재에 따라 자국 내 북한 식당 6곳을 폐쇄했다.

다만 라오스에서는 비엔티안·방비엥 등지에서 북한 식당이 성업 중이다. 라오스에 거주하는 교민 A씨는 11일 본지에 "현지 물가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인데도 한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다"며 "공연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 북한 식당은 단체관광을 온 한국인들로 붐빌 때도 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먹여 살리는 셈"이라고 전했다. 해당 식당들은 돈세탁 창구로 활용된다는 의혹을 강하게 받고 있으나 식당 운영 등에 현지인 명의를 내세워 제재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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