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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차·역마다 분양광고…물량털기 노출마케팅 사활

택배차·역마다 분양광고…물량털기 노출마케팅 사활

기사승인 2024. 03. 1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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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역 그린시티·호반써밋 개봉 등
물량 소진 지연·실패에 마케팅 가화
가성비 홍보로 인근 거주자 공략
"단지 나름…단기 효과에 그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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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광고 홍보물을 붙인 택배 차량. /전원준 기자
조합원·일반분양분 잔여 가구 소진에 어려움을 겪는 단지들이 택배 차량이나 지하철 옥외광고 등 다양한 매개체를 활용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고금리·고분양가 장기화에 따른 청약시장 부진이 지속되자 빠르게 집주인을 찾기 위해 광고 노출 빈도를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천왕역 그린시티'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온라인 광고와 더불어 택배 차량에 홍보물을 게재하는 '랩핑 광고' 방식을 통해 잔여 조합원 물량을 분양하고 있다.

사업주체는 정비사업을 통해 발생한 조합원 물량의 잔여 가구가 30가구를 넘는 경우 일반공급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이보다 적다면 당해 지역의 주택조합원과 동일한 자격을 유지한 사람에게 임의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적은 잔여 가구에도 불구하고 물량 소진이 지연되면서 마케팅 수단을 확충한 것으로 보인다. 특정 지역만을 오가는 택배 차량의 특징을 활용해 사업지 인근에 거주하는 예비 청약자들로 홍보 대상을 한정한 것이다.

비교적 저렴한 광고 단가도 장점으로 꼽힌다. 택배 차량 랩핑 광고 가격은 3개월 기준 20만원 안팎으로 책정돼 있다. 이 기간 동안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횟수를 고려하면 가성비가 좋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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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지역에 위치한 '호반써밋 개봉'도 인근 지하철역들을 중심으로 선착순 동호수 지정 계약자를 찾기 위한 마케팅을 시행 중이다. 지하철 옥외 광고 단가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다. 호선·규격별로 1개월당 최소 70만원에서 최대 400만원 선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작년 9월 1순위 청약 및 세 차례 무순위 청약 등 6개월째 물량 소진에 실패하자 추가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단지가 홍보 수단을 늘려 계약자 모시기에 몰두 중인 배경에는 당분간 분양시장 침체 악화가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3755가구로, 지난해 2월 7만5000가구를 넘긴 뒤 9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12월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2개월째 늘었다.

한 아파트 분양광고대행업체 관계자는 "고금리 등으로 인해 수요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신규 분양 단지에 대한 관심이 예전 같지 못한 상황이다 보니 최대한 많은 예비 청약자들에게 단지를 노출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한 모양새"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워낙 엄중하다 보니 이 같은 마케팅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아무리 부동산 불황기라 하더라도 상품성이 뛰어난 분양 단지는 사이버 견본주택만 운영하며 굳이 마케팅에 공들이지 않아도 청약자가 몰리는 게 현실"이라며 "잔여 가구 물량 소진이 장기화하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단기간 마케팅에 나선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아파트 광고
지하철 1호선 한 역사에 서울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 아파트 선착순 동호수 지정 계약자를 구하는 옥외광고가 게재돼 있다./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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